APEC 통상장관 '제주 공동성명' 채택…"글로벌 통상환경 우려"(종합)
마지막 날 '공동성명' 만장 일치로 채택
"도전과제 직면한 글로벌 통상환경 우려"
한국 정부 'AI 통상' 이니셔티브 제안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들이 보호무역 강화 등 근본적 도전과제에 직면한 글로벌 통상 환경에 우려를 표명하며 다자무역체제 등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만장 일치로 채택했다.

▮“포괄적이고 의미있는 WTO 개혁 필요”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진행된 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성명이 만장 일치로 도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오는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마련됐다. 미국 중국 일본 호주 캐나다 칠레 등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의 21개 주요 경제체 통상장관들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차장 등이 참석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회의 전반을 주재했다.
당초 이번 통상장관회의에서는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 측이 공동성명에 ‘보호무역 반대’ 등 내용을 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고강도 관세 정책을 추진 중인 미국 측이 이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부는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실무협상 초기 단계에서는 서로의 입장 차가 극명하게 엇갈렸으나, 주요 회원들이 유연성을 최대한 발휘해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을 함께 헤쳐나가자’는 데 컨센서스(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우선 APEC 회원들은 근본적인 도전과제에 직면한 글로벌 통상환경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무역 이슈 진전을 위해 글로벌 무역시스템의 법적 토대를 제공해온 세계무역기구(WTO)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또 WTO에서 현대 통상 이슈 논의를 심화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기업 친화적인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APEC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응고지 WTO 사무총장은 “WTO가 다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무역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적실성 있는 기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WTO가 포괄적이고 의미있는 개혁을 달성할 수 있도록 APEC 통상장관들의 정치적 지지를 촉구했다. 이에 내년 3월로 예정된 제14차 WTO 각료회의(MC-14)까지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정부 ‘AI 통상 이니셔티브’ 제안
한편 이날 한국은 ‘인공지능(AI) 통상 이니셔티브’도 제안하며 회원들의 폭넓은 관심과 지지를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관세·통관 행정에서의 AI 도입 확대 ▷각 회원들의 상이한 AI 정책에 대한 민간 이해도 제고 ▷AI 표준 및 기술에 대한 자발적인 정보 교환 등 3대 추진 과제를 제안해 합의를 도출했다.
APEC 회원들은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올해 8월 인천에서 ’AI 통상 민관 다이얼로그‘를 개최해 3대 과제 이행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회원들은 AI를 포함한 디지털 경제가 역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동력임을 재확인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도움이 되는 ‘종이 없는 무역 활성화’(paperless trade)를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디지털 격차 해소와 디지털 인프라 강화, 데이터 이동, 소비자 신뢰 제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공급망 분야에서도 진일보한 협력이 도출됐다. 최근 통상 환경 급변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기후위기라는 중대한 도전에 대응해 보다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역내 협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물적·제도적·인적 연계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APEC 연계성 청사진’ 이행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특히 비즈니스 교류 활성화를 위해 APEC 가상 기업인 여행카드(virtual APEC Business Travel Card) 도입을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양일간 회의를 주재한 정 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한 첨예한 입장 차이가 있어 이번 통상장관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의장인 저를 비롯해 20개 회원 통상장관들과 100여명의 공동선언문 협상팀에게 큰 도전이었다”며 “이번 회의에서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에 개최될 외교통상 각료회의 및 정상회의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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