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정리 나선 MBK...무능의 끝에 무도덕한 ‘엑시트’ [기자24시]

홈플러스의 임직원 규모는 1만9000여 명에 달한다. 대다수가 매대·시식코너에서 일하는 중장년 여성들이다. 가족들까지 합치면 많게는 10만명이 홈플러스에서 밥을 벌어 먹는 식구인 셈이다. 홈플러스는 매장을 폐점하더라도 정리해고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매장이 문을 닫았으니 두 시간 떨어진 옆 도시에 가서 일하라”는 식의 사실상의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다.
규모의 경제로 굴러가는 대형마트 업태상 임차 점포를 대거 정리하면 직영점의 가격 경쟁력도 줄어든다. 이마트·롯데마트, 슈퍼마켓 등과의 경쟁에서 버틸 수가 없다. 모든 임직원과 협력사가 생사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물론 회사 사정이 어려워 직원을 내보내는 건 시장경제에서 ‘자연의 섭리’다. 부도덕보다는 무능의 영역이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홈플러스에 대한 시선이 연민보다 의심에 가득 찬 것은, 이번 계약 해지 논란이 의도적인 ‘엑시트’에 가깝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앓던 이처럼 빼내고 싶던 홈플러스에 대해 임차료를 명분으로 삼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더구나 금융감독원 등 당국은 홈플러스 경영진이 자사 신용등급이 강등될 걸 미리 알고 법정관리를 사전모의했다고 보고 있다. 무능의 끝에 부도덕한 탈출이다.
구조조정을 거쳐 기업을 되팔기 위한 대규모 차입매수(LBO)를 사용하는 사모펀드는 1980년대 이래 ‘문 앞의 야만인’으로 표현돼왔다. 그럼에도 제도적으로 용인됐던 것은 저평가된 기업을 사들인 뒤 기업가치를 올려 살려내는 순기능 덕분이었다. MBK는 여기에 실패했다. 그렇다면 임직원 및 협력사들에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도 홈플러스 사태의 안정적인 해소를 정책으로 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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