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축산] 대창농장 연호경 대표 | 월간축산

서륜 기자 2025. 5.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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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축산의 기본은 사람입니다”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5월호 기사입니다.

끊임없는 배움과 새로운 시도를 통해 나만의 사양 노하우를 쌓았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애정으로 농장을 가꿨다. 하지만 농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찾아온 것은 ‘번아웃’이었다. 소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위기를 극복한 <대창농장> 연호경 대표는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임을 깨달았다.
충북 증평군 증평읍에 위치한 <대창농장>은 제1축사와 제2축사에서 총 130마리의 한우를 사육하는 비육 전문 농장이다. 도심에서 개인 사업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던 연호경 대표에게 한우 사육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충북 내에서 손꼽힐 정도의 규모로 한우를 사육하던 아버지 덕분에 원래 소와 친숙했지만 형이 후계농 자격으로 아버지의 농장을 이어받으며 축산업과 멀어졌다. 하지만 언젠가는 소를 키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막연했던 꿈은 다소 뜬금없이 현실화됐다.

당시 시내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던 연 대표는 어느 날 건강에 이상을 느꼈다. 목과 가슴이 답답하고 말을 조금만 오래 해도 숨이 가쁘고 목소리가 갈라졌다.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고 운동을 좋아해 건강에는 자신 있었던 그였기에 가족과 주변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내시경을 했더니 기도는 물론 식도까지 까맣더라고요. 당시는 실내 흡연이 가능하던 때라 간접흡연으로 생긴 문제였어요. 약이나 병원 치료로는 전혀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소에 투자…성과 인정받아
원인을 알아도 딱히 대안은 없다고 생각했던 연 대표와 달리 아내는 적극적이었다. 아내는 남편 몰래 시댁으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고, 추진력이 남달랐던 아버지와 형은 그날부터 연 대표를 위해 농장 부지를 준비했다. 2011년 연 대표는 37세의 나이에 <대창농장>을 맡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대창농장>은 육우 비육 농장으로 출발했다. 농장 신축을 준비했던 2011년은 한우 파동으로 한우 가격이 폭락해 입식하기에 최적기였다. 하지만 길어진 신축 과정에서 한우 가격은 안정세를 찾아갔고 입식 타이밍을 놓친 연 대표는 우선 육우 100마리를 들여와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성공적이었던 육우 비육 경험을 바탕 삼아 임신한 암소 30마리를 비롯해 60마리의 소를 들여와 본격적인 한우농장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대창농장>은 청정한 축사 환경 관리로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 최적의 사양관리로 사육 기간을 단축하며 ‘저탄소 축산물인증’을 획득했다.

연 대표는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오롯이 소와 축사에 투자하며 최적의 환경과 사양 방법을 찾는 것에 집중했다. 좋은 보증씨수소(KPN) 정액을 확보해 개량에도 속도를 냈고 건국대학교에서 운영하는 마이스터대학에도 진학해 한우 사육기술과 경영 능력을 다지며 5년 만에 200마리 규모의 농장으로 성장시켰다.

<대창농장>이 문을 연 지 14년이 흐른 지금 농장은 평균 28개월 출하에 1+등급 이상 출현율 90% 이상, 1++등급 출현율 75%, 도체중 497㎏, 등심단면적 99.4㎠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출하 성적과 경영 실적을 인정받아 2023년에는 사료회사에서 수여하는 매출 부문 우수농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기 출하에도 높은 성적을 보이며 지난해 첫 도입된 저탄소 축산물인증도 받았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방문하는 선도 농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장 운영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연 대표는 농장이 급성장하면서 축사 공간이 부족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축사 확장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거센 민원으로 허가가 취소되는 난관에 부딪쳤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소를 들여와도 잘 키워 낼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소는 잘 먹고 잘 쉬면 좋은 성적이 보장됩니다. 개량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을 때였기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우리나라 한우 개량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송아지를 들여와 잘 키워 보자고 결심했죠.”

연호경 대표가 농장 관리 중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급수대다. 하루 두 번 이상 수세미로 깨끗이 청소해 소가 이물질과 이끼 없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한다.

2020년 연 대표는 번식우 생산을 중단하고 <대창농장>을 비육 전문 농장으로 개편했다. 잘 먹고 잘 쉬기 위해 연 대표가 가장 신경 쓴 것은 환경 관리와 물 관리였다. 육성기에는 조사료믹스를 급여하고 비육에 들어가면 농후사료와 톨페스큐를 준다. 사료보다 더욱 신경 쓰는 부분은 바로 음수다.

연 대표는 하루 두 번 이상 물통을 청소하는데 이때 단순히 물통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물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물통 표면을 깨끗이 닦아 이끼나 이물질이 끼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끼가 생기는 것은 대부분 사료 찌꺼기가 원인으로 사람보다 후각이 뛰어난 소는 이로 인해 음수량이 줄어든다. 그런데 음수량이 줄면 그만큼 사료 섭취량도 감소해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루 4번 사료를 주기 전 사료조를 깨끗이 청소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빗자루로 청소한 후 에어블로우로 먼지도 제거하고 사료조도 말려준다. 이렇게 하면 변질된 사료와 이물질 섭취를 막을 수 있고 습기나 물기로 인해 생기는 곰팡이도 방지할 수 있다.

수시로 톱밥 보충해 바닥 관리
소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닥 관리다. 11월부터 이듬해 설 명절 전까지는 20일 간격으로 질어진 윗부분을 걷어 내고 톱밥을 보충해 주는 방법으로 바닥을 관리한다. 그 외 기간에는 장마가 지난 후 한 번 바닥을 걷어 내고 수시로 톱밥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깔짚 관리를 하고 있다. 소들의 무게로 다져진 바닥 부분은 유용미생물을 이용한 발효로 파리 등 해충의 알을 박멸하고 악취를 방지한다. 윗부분에는 톱밥을 수시로 보충해 고슬고슬하게 유지한다.

여기에 비육 전문 농장임에도 200마리를 사육할 수 있는 규모에서 130마리만 키워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이는 소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바닥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깨끗한 깔짚 유지는 단순한 축사 환경 관리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깔짚이 고슬고슬하면 소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스트레스가 감소되고 사료 효율이 높아지며 질병에도 잘 안 걸려 비육 성적도 상승한다. 그 결과 <대창농장>은 평균 28개월 출하에도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창농장>은 소들에게 넓은 공간을 제공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한다. 스트레스가 줄고 질병에도 잘 걸리지 않아 비육 성적이 높다.

<대창농장>이 자리를 잡아가던 초기에 연 대표의 별명은 ‘소 중독자’였다. 밥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의 모든 시간을 오롯이 농장에서 소를 돌보고 축사를 관리하는 데 쏟아부어서다. 오전 5시면 농장에 도착해 점심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농장에만 파묻혀 있었다. 그나마 2017년 축사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하면서 조금씩 외부 활동을 시작했지만 농장 밖에서도 수시로 CCTV를 확인하느라 제대로 일을 보지 못할 정도였다. 이런 열정으로 <대창농장>은 단시간에 고속 성장을 이뤘지만 연 대표에겐 성취감과 만족감보다 무기력감이 몰려왔다. ‘번아웃’이었다.

“2018년 무렵에는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번아웃이 심하게 왔습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지역의 2세들 덕분이죠.”

형의 추천으로 농장 초창기부터 인연을 맺은 축산 2세들의 모습을 보면서 새롭게 에너지를 얻게 됐다. 여기에 건국대학교 마이스터대학에 다니면서 만난 후계농들과 소통을 통해 또 다른 열정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세 축산인들의 성공 안착 돕는 맏형 역할
“제 나이는 축산 1세보다는 적고 축산 2세보다는 많은 중간 세대입니다. 이 둘의 갈등을 조율해 줄 수 있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이 친구들이 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오래오래 한우를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연 대표는 ‘한걸음’이라는 2세 모임을 조직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사육 노하우를 나누며 함께 성장하고 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승계 과정의 갈등과 포기하고 싶게 만드는 어려움을 서로 보듬으며 치유를 경험했다. 특히 연 대표는 자신이 농장 초기 겪었던 시행착오와 번아웃 경험을 통해 2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갔다.

“15년 가까이 축산을 하며 쉬는 날을 꼽으라면 40일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당시에는 농장을 성장시키고 소를 잘 키우기 위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5년 만에 번아웃이 왔죠. 깨끗이 축사를 가꾸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본은 바로 ‘사람’입니다.”

글 김수민 | 사진 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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