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먹튀였는데..성적 급반등한 바에즈, 기량 회복일까 운일까[슬로우볼]

안형준 2025. 5.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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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바에즈가 부활한 것일까.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5월 15일(한국시간)까지 시즌 29승 15패, 승률 0.659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기록. 디트로이트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 뿐 아니라 빅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리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깜짝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디트로이트는 올시즌에 앞서 선발투수 잭 플래허티, 내야수 글레이버 토레스, 불펜투수 토미 케인리를 영입하며 각 부문의 '핀포인트 보강'을 단행했다. 토레스는 3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고 케인리는 불펜에서 안정적인 피칭을 펼치고 있다. 플래허티는 최근 부진하지만 초반 안정적인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영입 선수들이 초반 질주에 제대로 힘을 보탠 디트로이트다.

새 식구들만 활약한 것이 아니다. 올해 디트로이트에서 가장 놀라운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최근 중견수로 전향한 베테랑 하비에르 바에즈다. 바에즈는 올시즌 35경기에서 .309/.346/.496 5홈런 27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을 뿐, 규정타석을 채웠다면 타율 0.309는 메이저리그 전체 17위의 기록, OPS 0.842도 전체 40위 수준의 좋은 수치다. 팀 내 주전급 선수 중 유일한 3할타자고 바에즈보다 OPS가 높은 선수는 디트로이트에 스펜서 토켈슨(0.870), 케리 카펜터(0.859) 두 명 밖에 없다. 바에즈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현재 팀 내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다.

사실 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다. 바에즈는 디트로이트의 '잘못된 선택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디트로이트는 2022시즌에 앞서 FA 최대어 중 하나였던 바에즈에게 6년 1억4,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안겼다.

당시에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계약이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1992년생 중앙 내야수인 바에즈는 2014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했고 커리어 첫 8시즌 동안 충분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21시즌 도중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된 바에즈는 2014-2021시즌 8년간 빅리그 862경기에 출전해 .264/.307/.477 149홈런 465타점 81도루를 기록했다.

부상을 겪은 시즌도 있고 선구안에는 다소 약점이 있지만 타고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장타력과 주루 능력을 두루 갖춘 호타준족이었다. 첫 8시즌 성적을 162경기 기준으로 환산하면 매 시즌 28홈런 87타점 15도루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였다. 2018년에는 34홈런 111타점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MVP 2위에 오른 적도 있고 실버슬러거, 골드글러브를 모두 수상한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입단 후 180도 달라졌다. 바에즈는 입단 첫 해인 2022년 144경기에서 .238/.278/.393 17홈런 67타점을 기록해 데뷔시즌과 단축시즌 제외 최악의 성적을 썼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2023시즌에는 136경기에서 .222/.267/.325 9홈런 59타점 12도루에 그치며 성적이 더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부상을 겪으며 80경기 .184/.221/.294 6홈런 37타점 8도루를 기록했다. 매년 새로운 '바닥'이 나타나는 바에즈였다.

이미 입단 3년 연속 팀에 거듭해 실망을 안긴 바에즈는 올해는 입지도 좁아졌다. 신예 트레이 스위니에게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줬고 3루는 물론 외야까지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밀려났다.

좁아진 입지에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이 생긴 것일까. 바에즈는 외야수 출전을 시작한 4월 초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4월 7일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펼친 것을 시작으로 15일까지 30경기에서 .321/.362/.523 5홈런 25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이제는 팀의 확실한 주전 중견수로 자리를 잡았다. 올시즌 유격수로 .294/.333/.353을, 3루수로 .257/.297/.314를 기록했지만 중견수로는 .343/.378/.629의 맹타를 휘두른 바에즈다. 마치 중견수야말로 원래 자신의 옷이었던 것 같은 맹활약이다.

다만 이 활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아직까지는 이 성적이 기량의 회복일지, 운이 따른 결과일지 확신하기 어렵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바에즈는 올시즌 패스트볼 대처 능력이 확실히 향상됐다. 패스트볼 계열의 공을 상대로 타율 0.314, 기대타율 0.298을 기록 중이다. 사실상 커리어 하이급의 수치. 패스트볼에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2년은 패스트볼 계열의 공을 상대로 2할을 간신히 넘는 타율을 기록한 바에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는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을 찾기 어렵다. 배트 스피드는 계속 느려지고 있고 평균 타구속도(시속 87.3마일), 강타비율(36.4%)은 커리어 최저 수치에 가깝다. 볼넷과 삼진의 비율도 예년과 다르지 않고 땅볼은 오히려 작년보다 늘었다. 변화구와 오프스피드 피치를 상대한 타율이 기대 타율보다 1할씩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며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은 지난 3년 0.270에서 올해 무려 0.379로 급증했다(통산 0.316). 운이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운이든 기량의 회복이든 매년 2,00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의 연봉을 받는 바에즈는 올해 디트로이트 입단 4년만에 드디어 기대에 걸맞는 성적을 쓰고 있다. 그리고 바에즈의 맹타와 함께 디트로이트도 길었던 암흑기를 완전히 청산하는 쾌조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바에즈와 디트로이트의 동반 질주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바에즈가 다시 'MVP급 선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하비에르 바에즈)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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