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도서관 탈출한 책들, 동네 카페 마실갔네
지방 소멸 시대, 사람이 지역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 ‘문화’가 필요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고성에서는 공공도서관이 청년 문화인·기관 등과 협업해 문화를 확산하며 지역에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
지난 14일 방문한 고성 북카페 ‘퍼슈어리’ 곳곳에서 낯선 책들이 보인다. 경남도교육청 고성도서관(이하 고성도서관)의 바코드가 붙은 도서관 장서들이다.

지난 13일 박영숙(왼쪽) 고성도서관 관장과 유소현 팀장이 고성 북카페 ‘퍼슈어리’에 마련된 도서관 큐레이션 전시대 앞에서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어태희 기자/
고성도서관에서는 지난 3월 31일부터 ‘퍼슈어리’와 협업해 두 달에 한 번씩 도서관이 선정한 색의 책들을 골라 카페 공간에 진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카페에서는 도서관 회원증을 가져온 고객에게 음료 할인의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지역 공공도서관과 카페의 협업에 지역민들도 좋은 반응을 보내고 있다. 지역 청년 최재영 ‘퍼슈어리’ 대표는 “카페에 방문하는 손님들이 이곳에 도서관 책이 있는 걸 보며 흥미로워한다. 도서관 회원증을 들고 가면 할인을 받을 수 있냐고 묻는 전화도 종종 있다”며 “소소하지만 꾸준하게 손님들이 호기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북큐레이션을 기획한 유소현 고성도서관 문헌정보1담당 팀장은 “도서관에 놀러 온 아이들과 어머니들도 퍼슈어리와 협업 중이란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둔다”며 “고성에 이런 북카페가 있는지 몰랐다며 꼭 방문해 보고 싶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고성도서관은 지역 곳곳에 도서관의 장서를 산책시키는 외부 컬러 북큐레이션도 진행하고 있다. 분홍빛 표지의 책들로 꾸며진 퍼슈어리 외에도 경상남도교육청 종합복지관에는 초록과 파랑을, 고성 미래교육지원센터 ‘삼락’에는 노랑·주황·보라를 이용해 책을 전시해 뒀다. 이 세 곳은 두 달에 한 번씩 서로의 중심 테마 색을 바꿔 새로운 북큐레이션을 꾸려간다.
경남의 청년 문화인들과도 힘을 합치며 지역 문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지난해에는 ‘셀위촌 라이프’라는 이름의 인문학 강좌를 도서관에서 개최해 △최승용 남해 ‘돌창고’ 대표 △류주연 고성 지역 작가 △최보연 고성 ‘바다공룡’ 대표 등 청년 문화인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박영숙 고성도서관장은 도서관이 여러 문화를 잇는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박 관장은 “사람이 살고 싶게 만드는 힘, 그 밑바탕에는 문화가 있다”며 “도서관이 지역 문화의 중점이 돼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사람이 오래 머무는 지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의 구심점이 되고자 고성도서관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 나간다. 아이들에게 고성의 지역 특색을 알리기 위해 공룡을 주제로 한 체험 놀이 공간을 마련하는가 하면, 주민들이 직접 지역 책방을 소개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책방, 언젠가 가볼지도’ 프로그램도 5월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유 팀장은 “백범 김구 선생이 ‘나의 소원’에 쓰셨던 말처럼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준다. 그 중심에 책과 도서관이 있겠다”며 다짐을 전했다.
어태희 기자·장유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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