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문학인 시대적 연대·저항정신 기린다

최명진 기자 2025. 5. 1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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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미술관 ‘2025 국제 학술심포지엄’ …오는 18일 ‘마쓰다 도키코의 문학과 생애’
마쓰다 도키코·문병란 삶과 작품세계 재조명
하정웅컬렉션 ‘하나오카 이야기’ 연작 전시도
마쓰다 도키코
문병란


시대의 억압에 글로 저항한 이들이 있다. 일본 작가 마쓰다 도키코와 한국 시인 문병란. 언어와 나라는 다르지만, 이들의 문학은 같은 목소리를 냈다.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두 사람의 삶과 문학을 함께 되짚는 자리가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오는 18일 오후 2시 하정웅미술관에서 2025 국제 학술심포지엄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의 문학과 생애’를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실태를 고발한 일본 작가 마쓰다 도키코와 오월 정신을 시로 증언한 문병란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다룬다. 한일 양국의 문학이 공유하는 저항의 맥락을 성찰하는 자리다.

1905년 일본 아키타현에서 태어난 마쓰다 도키코는 광산 노동자의 현실을 접하며 사회 문제에 눈을 떴고, 일본 프롤레타리아 작가동맹에 참여해 평생 인권과 전쟁반대의 목소리를 문학으로 실천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조선인·중국인 강제노동자들이 학살당한 하나오카 사건을 취재해 그 실상을 소설 ‘땅밑의 사람들’로 기록한 바 있다. 그 문학적 증언은 오늘날까지 강제노역의 역사를 되짚는 중요한 단초가 되고 있다.

광주의 대표적인 저항 시인 문병란은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시로 기록하며, 광주의 아픔과 공동체 정신을 문학으로 증언했다. 대표작으로는 ‘부활의 노래’, ‘오월의 꽃’ 등이 있으며, 날카로운 언어로 시대의 부조리를 고발해왔다.

이날 행사에선 다카하시 히데하루 아키타현립대 부총장이 ‘마쓰다 도키코의 문학과 생애’를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다.

이어 에자키 준 마쓰다 도키코회 대표가 ‘나나쓰다테 사건과 하나오카 사건의 진상’을, 차타니 주로쿠 아키타현 역사교육자협의회 회장이 ‘도키코 문학의 한국적 확장’을 발표한다.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는 문병란과 마쓰다 도키코의 저항정신을 비교하며, 두 작가가 보여준 시대적 연대와 문학적 실천을 짚는다.

김 교수는 “마쓰다 도키코는 제국주의 시대 조선인과 중국인 강제노동의 참상을 세상에 알렸고, 문병란 시인은 광주항쟁의 진실을 시로 외쳤다”며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언어와 배경을 가졌지만, 문학을 통해 억압에 맞서 싸웠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광주시립미술관과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 광주전남작가회의,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하고, 5·18기념재단과 한일민족문제학회, 역사교사모임이 협력했다.

‘하나오카 이야기’ 목판화 표지,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하정웅컬렉션


심포지엄과 연계해 광주시립미술관은 17-18일 이틀간 하정웅컬렉션 ‘하나오카 이야기’ 연작을 특별 전시한다. 이 작품은 니 히로하루, 다카다이라 지로, 마키 다이스케가 1951년 공동 제작한 목판화 시리즈로, 일본 제국주의 아래 조선인과 중국인이 겪은 강제징용의 비극을 시각예술로 기록한 것이다. 2001년 하정웅 명예관장이 수집해 미술관에 기증했다.

윤익 광주시립미술관장은 “5·18이 지닌 역사성과 정신을 되새기며, 아시아 민중이 겪은 고통과 저항을 예술로 환기하는 학술행사를 치르게 돼 뜻깊다”며 “하정웅 명예관장의 수집 정신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국제 교류와 인권 관련 연구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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