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츠 “약함은 침략 불러…독일군, 유럽 최강 군대로 만들 것”
러시아 안보 위협 등 거론

미국·유럽 안보동맹이 약화하는 상황에 대비해 유럽 자강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신임 총리(사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유럽의 불안정한 안보 상황을 고려해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14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을 통해 “독일 연방방위군을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군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정부는 가능한 한 모든 재정적 지원을 할 것”이라며 군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새로운 자발적 복무 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메르츠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나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 합병에 만족할 것이라고 진지하게 믿는 것은 오산이다. 이 끔찍한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운명만 결정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의 위협을 거론했다. 이어 “힘은 침략자를 막고, 약함은 침략을 부른다”며 “우리의 목표는 독일과 유럽이 함께 강해져서 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독일의 역할은 의심할 것 없이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독일은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며, 그럴 생각도 없다”면서도 “무관심한 제3자도, 전선의 중립적 중재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프랑스·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국방예산 증액과 군비 증강을 서두르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 이후 유럽에선 미국 안보우산에서 벗어나 자체 방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패전국 독일은 그간 국방예산 증액을 일종의 금기로 여겼다.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방비 증액에 시동을 걸기 시작해 2021·2022년 각각 560억달러 수준이었던 예산을 2024년 880억달러로 늘렸다. 지난 3월에는 독일 기독민주·기독사회연합과 사회민주당, 녹색당이 국방 예산을 사실상 무제한 증액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법(헌법) 개정에 합의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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