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NSC, 인원 대폭 감축…‘트럼프 지시 이행 기구’ 전락
외교·안보 정책 대통령에 권고 역할…위상 약화 불가피
미국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외교 정책을 자문하고 부처 간 정책 조율을 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대대적으로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NBC, CNN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원을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감축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형태로 개편될 것으로 알려졌다.
NBC는 현재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고 있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NSC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NSC는 최대한의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간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도 수일 내로 NSC가 직원을 감축하고 하향식 의사결정 강화를 골자로 하는 대대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조직 개편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끝난 이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NSC는 해리 트루먼 행정부 때인 1947년 설치됐다. 외교·안보 이슈 관련 정책을 연구하고 이를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것이 전통적인 역할이다. 하지만 개편이 시행되면 트럼프 2기 백악관에서 가뜩이나 위상이 약화한 NSC의 중요성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행정부 인사는 CNN에 “우리가 아는 NSC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미 NSC에서 국가 안보 의제 설정을 위한 회의가 거의 열리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그대로 수행하는 기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재 NSC 인력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의 약 절반인 150명에 불과하다. 개편 이후에는 직원이 50~60명 수준으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NSC 업무를 국무부나 중앙정보국(CIA)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NSC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의 표적이 되어왔다. 극우 선동가 로라 루머 등은 NSC 구성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주장해 왔다. 한 공화당 의원은 CNN에 “트럼프 정부 백악관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NSC를 관료주의적 장애물로 여긴다”면서 루비오 장관이 NSC 개편과 관련해 백악관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이나 세르지오 고르 인사국장의 리더십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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