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작가 자격에 의심 많아 당선 소식에 허락처럼 느껴져 평생 글 쓸 귀한 기회라 여길 것"
이은지. 작가제공
오영수 신인문학상 당선 소식은 특별한 것 없는 일상에 불어온 몹시도 큰바람이었습니다. 이 바람은 눈시울이 붉어질 만큼 뜨거웠고, 손이 떨릴 만큼 벅찼습니다. 깨어나지 않는 긴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현실을 사실로 자각하는 순간, 제게 불어온 바람이 겨울 같던 삶에 찾아온 춘풍임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소설은 읽는 것이지 쓰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오래 품고 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소설을 쓰게 된 까닭은 삶에서 마주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온전히 다듬어 품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은지. 작가제공
제가 쓴 소설 속 인물처럼 회색지대에 우두커니 서서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마음으로 혼란할 때가 많았습니다. 내 안에 켜켜이 쌓여가는 마음들을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으나, 내가 과연 써도 되는 사람인지에 대한 의심도 또한 많았습니다. 이런 제게 오영수 신인문학상은 소설을 계속 써도 된다는 허락처럼 느껴져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덕분에 저 자신을 향한 의심을 조금이나마 거둘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좌절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글을 잘 쓰겠노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 평생 글을 쓸 귀한 기회라 여기겠습니다. 쉬이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오래도록 쓰겠습니다.
더불어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어려운 형편에도 딸의 책값은 아끼지 않으셨던 부모님, 제 원고의 첫 독자를 자처하며 응원을 쏟아내던 동생. 그리고 걱정하는 모든 것은 자신에게 맡기고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해보라고 말해주던 남편에게 깊은 사랑을 담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당신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음을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