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1조 성과급’ 정조준…“문제 땐 경영진 문책”
2023년 153개사 성과보수 1조645억원
임직원 1인당 평균 1억3900만원 챙겨
상당수 이연기간 최소한도 획일적 적용
단기 성과 추구·위법행위 등 제어 한계
2024년 부정·오류로 조정 사유 5765억
실제 조정된 금액 10%인 568억에 불과
향후 성과보수 조정·환수 규정 중점 점검
“잘못된 의사결정 인한 손실 책임 물을 것”
금융당국이 1조원이 넘는 금융사 성과보수에서 다수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성과보수체계 재정비에 나선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심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회사들이 성과보수의 이연 기간과 비율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금융사고를 낸 직원에 대한 성과보수 환수 지침을 모호하게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잘못된 성과보수체계로 금융사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에서 상당수의 금융사가 리스크(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이연 기간을 최소한도인 3년으로 획일적으로 적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 금융사는 이연기간 자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사는 성과보수가 장기 성과와 연계될 수 있도록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 지급해야 한다. 성과보수의 일부를 몇 년간 나눠서 지급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취소하거나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금감원은 “투자존속기간이 이연기간을 웃도는 경우 장기적으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이연지급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향후 금융권 검사 시 부동산 PF 등의 업무에 대해 투자존속기간과 성과보수 이연기간을 일치시키고 있는지, 지급시점의 성과변동과 손실발생 등을 고려해 성과보수에 대한 조정·환수 절차를 규정·운영하고 있는지를 중점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경영진이 성과보수 체계에 대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해서 손실이 발생하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며 “금융사들이 대체로 지배구조법을 형식적으로 지키고 있는데 원래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며, 향후 관련 리스크 요인이나 중요한 사항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부분은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와 관련해 손실 확대 가능성이 있는 오피스 투자 등에 대해서는 부실화 진행 정도에 따른 맞춤형 건전성 감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외부 전문기관이 정기적으로 투자 자산을 평가하도록 유도해, 금융사들이 손실을 적절히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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