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에서 천식 치료 실마리 찾았다… 한의학연, 치료제 개발 가능성 제시

한의학연 연구진, 인삼 내 유효성분서 면역조절 효과 규명
조절 T세포 활성화로 증상 완화… 염증 질환 치료제 개발 기대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최수산나·김태수 박사 연구팀. (앞줄 오른쪽부터)최수산나·김태수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인삼에서 천식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찾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최수산나·김태수 박사 연구팀은 인삼 사포닌의 주요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b1이 면역조절을 통해 천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15일 한의학연에 따르면 인삼의 약효를 내는 핵심 물질로 '사포닌' 계열의 성분들이 있는데, 그중 진세노사이드 Rb1은 가장 풍부하고 대표적인 성분이다. 이 성분은 항염증, 면역조절, 염증 질환 완화 등 다양한 생리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진세노사이드 Rb1의 면역조절을 통한 천식 완화 효능을 확인, 동물실험과 환자 유래 세포 실험에서 면역세포의 균형 회복과 염증 억제를 입증한 것이다. 향후 천식 포함 염증성 질환 치료 전략 개발에 한의과학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천식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국내 천식 환자 수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1-8월 기준 142만여 명이 천식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천식은 '조절 T세포(Tregs)'의 염증 조절 기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조절 T세포를 직접 표적하거나 활성화하는 천식 특화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은 실정이다.

인삼 유래 성분 gRb1, 천식 동물모델에서 폐 염증·점액·섬유화 개선 효과 확인 자료사진, 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250종의 천연물 라이브러리를 분석해 대표 한약재인 인삼에서 추출한 주요 유효성분 '진세노사이드 Rb1(gRb1)'을 유망 후보물질로 선별했다.

진세노사이드 Rb1(gRb1)은 천식 동물모델과 천식 환자 유래 혈액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모두 우수한 면역조절 효과를 보였다. gRb1으로 치료된 천식 동물모델에선 조절 T세포가 약 46% 증가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여러 유형의 T세포 활성이 전반적으로 억제됐다.

특히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Th17 세포가 약 80%까지 감소하는 등 면역세포 간 균형이 효과적으로 회복됐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도 크게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면역조절 효과가 확인됐다.

환자 유래 혈액세포 실험에서도 gRb1 처리 시 조절 T세포의 양과 기능이 모두 향상됐고, 염증성 면역세포와 사이토카인 활성이 억제돼 동물실험과 유사한 면역조절 효과가 재현됐다.

이 연구 성과는 알레르기 및 면역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Allergy'(알러지)에 지난달 게재됐다. 제1저자 및 교신저자는 최수산나 박사, 공동 교신저자는 김태수 박사(한의학연 한의약융합연구부장)다.

연구책임자인 최수산나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삼 유효성분이 T세포 간 면역 균형을 조절해 천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천식을 비롯한 다양한 염증성 질환 극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한의과학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