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明哲保身 <명철보신>

밝을 명, 밝을 철, 지킬 보, 몸 신. 총명하고 사리에 밝아 일을 잘 처리하여 자기 몸을 보존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몸을 사리는 '보신주의'가 아니다. 혼탁한 세태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정도를 지키며 살아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시경(詩經)의 '증민'(蒸民)편에 나오는 표현이다. '이미 밝고 또 슬기로우니(旣明且哲), 그 몸을 보전하였네(以保其身). 밤낮으로 게을리하지 않고(夙夜匪解), 한 사람만 섬긴다네(以事一人).' 주(周)나라 선왕(宣王) 때의 재상 중산보(仲山甫)를 칭송한 시가다. 제후국인 제(齊)나라는 이민족의 침입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고, 선왕은 중산보에 제나라로 가서 방어를 위한 성을 쌓으라고 명했다. 증산보는 제나라를 향해 길을 나섰고, 친구 윤길보(尹吉甫)는 그를 배웅하면서 이 시가를 지었다.
여덟 장으로 구성된 '증민'은 중산보의 고결한 인품과 탁월한 능력을 찬양하고 있다. 그 가운데 '명철보신'이 담긴 구절은 재상으로서 증산보가 지녔던 위상과 그에 걸맞은 자질, 그리고 덕목들을 정연히 풀어내고 있다. 충성을 다하되 무모하지 않고, 나라를 섬기되 자신을 잃지 않는 지혜로운 처신이야말로 한 시대 재상의 길이라는 것을 전하고 있다.
지도자란 본디 바람보다 먼저 일고, 물결보다 먼저 움직이는 자질을 가져야 한다. 그 바탕에는 반드시 '명'(明)과 '철'(哲)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나라를 바로 세우는 근간이다. 곧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나라의 나아갈 길을 새로 짜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바라건대, 각 후보가 '명철보신'을 마음에 새기고, 말보다 무거운 실천으로 '국가의 명'을 받들길 기대한다. 시대는 현명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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