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코마의 시간
려원 2025. 5. 15. 18:00
꽃의 심장을 이식해서 눈을 감으면 나비가 날아듭니다
식물은 호흡법을 배우고 허물을 벗어냅니다
하루는 방울을 3개 맺고
또 하루는 7개의 방울을 그런 다음 몇 년이 지나고
오래 기다리는 방울들이
방울방울 자라납니다
기공의 호흡법을 새는 부리로 알려줍니다
방울이 행성처럼 부풀어 미아의 시간이 툭 떨어질까요
뿌리로 꿈을 꾸는 것은
장마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깨어나길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귀를 여는 방법을 먼저 배우는 중입니다
식물의 목마름은 동물보다 더 기다려야 하는
인내의 시간
기댜림이 훨씬 더 오래 걸린다는 것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어 흰나비를 쫓아가면
어릴 적 해맑게 웃던 소리가 까르르
들릴까요
봄을 계산하며 긴 겨울잠에 드는 것처럼
지금은 그녀가 온전히
그녀로 꿈속에 깃들어 잠들어 있습니다
그녀로 꿈속에 깃들어 잠들어 있습니다

려원 시인
약력
2015년 '시와표현' 등단
시집 '꽃들이 꺼지는 순간', '그 해 내 몸은 바람꽃을 피웠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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