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다] `주 7일 배송`이 뭐길래… 택배업계 쟁점은?
쿠팡 '로켓배송' 이후 업계 경쟁 심화
생존 위한 서비스 고도화 불가피해져
회사·대리점·기사 3자간 협의 필수
휴일 근무 인력 충원·수수료 확대
근무 선택권 부여·처우 개선 등 필요




'주 7일 배송'을 둘러싸고 택배업계가 연일 소란스럽다. 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지난 1월부터 주 7일 배송을 시행한데 이어 지난달 말부터 한진택배가 서비스 지역을 확대, 시범 운영에 돌입했는데 그 과정에서 노사 간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롯데택배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7일 배송이 택배업계를 왜 뜨겁게 달구고 있는지를 짚어봤다.
◇사측 "협의했다" vs 노조 "일방적이었다"
지난 14일 전국택배노동조합 한진본부는 사측의 주 7일 배송 강행 등에 맞서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노조는 서울 중구 한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품 거부 투쟁, 사진전송·예정 시간 입력 거부 등을 시작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노동자와 논의 없이 휴일 배송을 강행하고, 추가 수수료 지급도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사측의 입장을 들어보면 택배노조가 타사의 몇 배에 달하는 수수료를 요구하는 등 무리한 조건을 내걸면서 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진 측은 "휴일 배송 시범운영을 위해 대리점, 택배기사와 충분한 소통을 거쳤고, 적극적 동참에 의해 현재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한진과 택배노조가 직접 교섭하는 형태가 아닌 한진택배대리점협회와 3자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택배업계는 '택배회사(원청)-대리점-택배기사' 형태로 계약이 되어 있다. 택배회사는 대리점과, 대리점은 택배기사와 계약을 하는 구조다. 때문에 주 7일 배송 등 서비스나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원청과 대리점이지만 간접 고용된 택배기사는 대리점하고만 교섭을 하고 있다.
때문에 노조 측은 이번 주 7일 배송과 관련한 갈등이 택배회사와 대리점 간의 협의사항이 택배기사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됐다고 보고 있다. 한진택배 현장 택배기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갑작스럽게 주 7일 배송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현장에서는 강제적으로 주말 배송을 위해 휴일 근무를 강요받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7일 배송, 꼭 해야 할까?
그렇다면 왜 올해 들어 택배회사들이 왜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려는 것일까. 이는 배송 서비스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체 물류 시스템을 운영 중인 쿠팡의 경우, '로켓배송' 서비스를 통해 오랜 기간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반면 쿠팡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 물건을 구매할 경우 휴일이나 일요일은 배송이 되지 않아 익일 배송이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익일 배송이 보장되는 쿠팡으로 자연스럽게 손이 갈 수밖에 없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1분기 34.8%였던 쿠팡의 택배 물량 시장점유율은 3분기 37.6%까지 늘었다. 반면 CJ대한통운은 29%에서 27.6%로 줄었고 롯데택배(10.7%→10.3%)와 한진택배(10.1%→9.7%) 역시 택배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쿠팡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부터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택배 물동량이 매출과 직결되는 택배업계 입장에서는 택배 서비스 고도화가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주 7일 배송이 정착하려면?
앞서 지난 1월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던 CJ대한통운 역시 해당 서비스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노조와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대리점의 일방적인 휴일 근무 강요, 인력 충원 없는 주 7일 배송 시스템 도입, 수수료 미지급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택배업계에서는 주 7일 배송이 정착하려면 휴일 배송을 수행할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휴일 배송 물량이 늘어나는 데다 근무일 역시 추가되는 만큼 충분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 택배기사들의 수입이 줄어들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도 뒤따른다. 택배기사들의 경우 택배 물량을 실어 나르는 만큼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하지만 주 5일 근무제 도입과 함께 주말 배송이 시작되면 택배기사들의 근무시간과 함께 물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말 택배노조가 택배노동자 1273명을 대상으로 주 7일 배송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 설문조사를 한 결과 444명은 '현행대로 주 6일 근무를 통해 수입이 줄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하는 등 수익 감소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택배기사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 노동자의 처우 개선 문제 역시 맞물려 있다. 인력 충원이 없는 주 7일 배송 도입은 결국 현장 기사들의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택배업계는 고강도의 노동력을 요구하는 업종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질병 사망으로 승인된 택배기사는 총 36명에 달한다.
이번 한진택배 사태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 또한 휴일 근무에 대한 것으로, 대리점과 노조 측과의 협의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의 주장을 보면 현장에서는 대리점주로부터 사실상 휴일 근무를 강요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해결되려면 CJ대한통운 사례와 같이 대리점과 노조 측의 협의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의 경우 휴일 근무에 대한 추가 수수료 지급, 주 6일 연속 근무 시 배송 애플리케이션 접속 차단 등에 대한 내용을 노사 간 협의한 바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휴일 배송 수수료에 대한 협의를 비롯해 대리점의 추가 인력 충원, 택배기사의 주 7일 배송 참여 선택권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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