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넘치는 빈 상가... 반도체 불황에 '텅텅 빈' 고덕신도시
상가 과잉·반도체 불황 등 여파
'공실 대란' 상권 침체 가속 전망
노후 임대수입 기대한 상가주들
대출상환 부담 커져 매일 한숨만

3년 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고덕신도시)에서 상가를 하나 분양받은 50대 자영업자 A씨는 최근 후회 때문에 잠을 설치고 있다.
분양 당시만 해도 공실에 대한 걱정 없이 상가 임대 수입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임차인은 구해지지 않고, 대출 상환에 대한 부담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로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력을 제외하면 유동인구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신도시 조성이 끝나고 중심 상가까지 들어서면 상권 침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들어서며 덩달아 호황을 누렸던 고덕신도시 상권이 상가 과잉 공급, 반도체 경기 불황,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확대 등의 여파로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15일 오전 11시30분께 방문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 상가. 목 좋은 일부 상가를 제외하면 도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대부분의 상가들이 '임대 문의' 현수막과 함께 공실로 남아있다.

한 식당 주인은 "몇 년 전만 해도 사람이 굉장히 많았는데, 요즘에는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영업이 안되니 굳이 이곳에서 장사를 고집할 필요가 있다 싶기도 하다"고 하소연했다.
상가주들 사이에서는 유동인구가 줄어든 가운데 신도시 조성이 진행될 수록 상가가 늘어나며 침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고덕신도시의 상업시설용지 비중 자체는 전체 2.1%로 적은 편이나, 업무복합용지(0.2%), 문화복합용지(0.2%), 주상복합용지(0.5%), 복합용지(1.8%), 도시지원시설용지(3.6%) 등에도 상가가 들어설 수 있어 사실상 상가 부지 비중이 높은 편이다.
고덕신도시 입주민·상가주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상업용지를 업무용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평택의 경우 아파트도 미분양이 될 정도로 과잉공급이 심한 상황이다. 상가도 마찬가지"라며 "고덕신도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후광을 받았으니 최근 반도체 불황으로 인한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대부분이 온라인을 이용한다. 상가를 많이 만들어도 이용할 사람이 없다. 도시를 계획할 때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경기도 상권영향분석서비스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고덕신도시가 포함된 고덕동의 폐업률은 5.3%로 동삭동(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성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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