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영화 ‘승부’ 각색한 최정, 김은지 꺾고 ‘2025 닥터지’배 우승
자신의 누적 우승 트로피만 34개
당분간 반상(盤上) 권력 유지 전망
김은지 9단에겐 형세판단 능력 보강 필요

‘2025 닥터지(Dr.G) 여자최고기사결정전’(우승상금 4,000만 원) 우승컵은 결국 최정(29) 9단에게 돌아갔다. 특히 자타공인 국내 여자 바둑계의 차세대 주자로 꼽힌 김은지(17) 9단에게 가져온 타이틀이란 측면에서 제기됐던 ‘에이징커브’(시간의 흐름에 따른 기량 저하)에 대한 우려 불식과 더불어 최 9단의 반상(盤上) 권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 9단은 15일 경기 성남시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닥터지’(3판2선승제)배 결승 3차전에서 김 9단을 267수 만에 돌려세웠다. 1승1패로 맞섰던 상황에서 나온 이날 결과에 따라 최 9단은 2승1패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또 ‘닥터지’배에서만 5연패에 성공한 최 9단은 자신의 우승 트로피를 34개(세계대회 우승컵 10개 포함)로 늘렸다.
국내 여자 프로 바둑 랭킹 1위(5월 기준)인 김 9단과 2위인 최 9단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날 대국 균형은 중반 무렵부터 깨졌다. 우하귀 패싸움을 이겨낸 최 9단이 중앙의 두꺼운 세력까지 확보, 주도권을 가져가면서다. 그동안 김 9단은 하변과 우상귀에서 파생된 자신의 미생마 수습에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이후, 벌어진 중앙과 좌변 전투에서 크고 작은 실수들도 나왔지만 최 9단의 노련한 반상 운영이 최종 승리로 이어졌다.

최 9단의 이번 ‘2025 닥터지배’ 우승 시나리오는 지난 3월 말 개봉된 흥행작 영화 ‘승부’의 각색본이란 시각에도 이목이 쏠렸다. ‘승부’에선 1990년대 초반 당시 K바둑계 사제지간 간판스타인 조훈현(72) 9단과 이창호(50) 9단의 신구 반상 권력 충돌 과정에서 흔들렸던 조 9단이 절치부심,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제자에게 내준 타이틀 회수에 성공한단 내용을 담았다.
최 9단은 이날 대국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2025 닥터지’배 결승 3차전은 굉장히 어려웠고 복잡했던 대국이었지만 제가 원했던 스타일대로 판이 짜였던 것 같다”며 “앞으로 현재 정상의 자리에서 최대한 오래 버텨서 다른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면서 세계 바둑계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바둑전문채널인 K바둑에서 ‘2025 닥터지’배 결승 3차전을 해설한 백홍석(39) 9단은 “자신이 주도권을 가진 상태에서 판세를 주도하는 최 9단의 반상 운영 능력은 단연 돋보였다”며 “부분적인 형세 판단 부분에 보강이 필요해 보이는 김 9단으로의 세대교체 시점은 좀 더 미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허재경 선임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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