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전체가 전시장”.. 가파도, 생태예술의 현장으로 탈바꿈하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5. 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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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과 해양 쓰레기, 예술이 되다.. 올레길·밭·공터에 스며든 창작의 실험
‘예술로 가파도’ 프로젝트, 10월까지 진행.. 자연·지역·예술의 지속가능성 실험
박봉기 作 '호흡'


# 지역 기반 예술은 어떻게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예술의 역할을 확장할 수 있을까.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이 질문에 ‘가파도’라는 섬 하나로 응답했습니다.

제주 남서쪽 끝, 작은 섬 가파도가 생태예술 실험의 현장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재단은 15일, 지난 7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2025 예술로 가파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획의 핵심은 가파도 전역을 전시장으로 삼는 자연미술제입니다.
지역 예술단체 ‘아트링겔’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예술이 자연과 지역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방식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 섬의 일상이 예술이 되는 방식

‘가파도 자연미술제’는 고정된 전시장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밭, 돌담, 올레길, 해안 공터 등 섬의 일상 공간이 그대로 예술의 무대로 확장됩니다.

작위적인 설치 대신, 주변 환경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구성을 중심에 둡니다.

참여 작가는 박봉기, 임종길, 유리(이상 한국), Lee Kuei-Chi(대만) 등 4인으로 이들은 유목, 폐어구, 해양 쓰레기, 말라붙은 풀과 돌 등 현장에서 수집한 자연 잔재물을 활용해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작품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에 스며들도록 설계했습니다. 예술이 공간을 점유하기보다는 공존하는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제시합니다.

임종길 作 '가파도 초록을 만들다'


■ ‘머무는 예술’을 넘어, 섬과 함께 살아가는 예술로

프로젝트는 단기 체류형 레지던시를 넘어서, 예술가가 지역과 장기적으로 호흡하며 살아보는 창작 구조로 진행됩니다.
작가들은 일정 기간 가파도에 머물며 섬의 리듬을 체감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작업을 구상하고 실행합니다.

마을 주민과의 교류, 현지 자원 수집, 생태적 관찰이 작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예술은 섬의 일상에 스며들고, 섬 또한 예술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는 순환을 만들어냅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관계자는 “이번 기획은 눈에 보이는 작품을 남기는 것보다, 지역과의 관계를 어떻게 남길 것인가를 중심에 둔 프로그램”이라며, “공공예술의 역할을 보다 구조적으로 확장해보려는 실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예술과 환경, 지역과 체험이 만나는 방식

‘가파도 자연미술제’는 전시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6월에는 섬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팝업 레스토랑, 7~8월에는 어린이를 위한 예술방학 프로그램, 9월에는 플라스틱 프리를 주제로 한 유랑 인형극을 섬 곳곳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러한 부대 프로그램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도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게 특징입니다.
예술 체험이 소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호흡하며 살아 있는 문화로 작동하도록 구성했습니다.

Lee Kuei-Chi 作 '신하의 이슬방울'


■ 섬과 함께 구축하는 생태적 실험

‘예술로 가파도’는 일회성 행사나 전시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이 지역과 어떻게 공존하며 지속 가능한 생태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구조적 실험입니다.

조형물 중심의 표현에서 벗어나 관계와 과정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작품은 섬의 환경과 일상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재료는 자연에서 채집하거나 유입된 것들이며, 설치된 작업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가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예술을 소유의 대상이 아닌, 경험의 과정으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기능합니다.

이번 기획은 지역 기반 공공예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하는 현장 밀착형 생태문화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가파도라는 구체적 공간에서 검증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일정과 세부 내용은 공식 인스타그램(@art_to_gapa)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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