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추진…대구 칠곡3지구 영화관 통폐합 우려

권영진 기자 2025. 5. 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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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멀티플렉스업계 2·3위를 다투고 있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합병을 추진하면서 대구지역에서도 상권이 중복되는 영화관의 통폐합이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대구 북구 칠곡3지구에서 메가박스 영화관 두 곳이 입점한 모습. 권영진 기자

국내 멀티플렉스업계 2·3위를 다투고 있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양 사의 상권이 중복되는 영화관의 통폐업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영화관 인근 상가들의 상권 약화와 근로자들의 일자리 감소 등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롯데그룹과 중앙그룹은 지난 8일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거친 뒤 구체적인 합병안을 마련한다. 합병 후에는 극장과 영화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해 콘텐츠 투자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두 업체의 합병은 최근 영화 제작 감소, 흥행작 부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동영상(OTT) 활성화 등에 따른 부진에서 벗어나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단순히 업계 2·3위의 몸집 키우기가 아니라, 구조조정 성격의 합병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가박스는 13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시네마도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막대한 손실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대구지역에서도 영화관 철수로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인근 상가의 매출이 감소하는 것을 비롯해 영화관 종사자의 일자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구 칠곡3지구의 경우 롯데시네마 한 곳과 메가박스 두 곳이 걸어서 5~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메가박스의 경우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영화관 두 곳이 마주보고 영업 중이다. 두 업체의 합병이 이뤄지면 통폐합이 불가피한 현실인 탓에 인근 상인들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메가박스 인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선호하면서 가뜩이나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운 데, 영화관 손님마저 없어지면 매출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걱정했다. 카페를 운영 중인 한 상인도 "주변에 있는 영화관 3곳의 매출이 정확하게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을 닫는 곳도 나오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박길환 대구대학교 교수는 "시대적이고 구조적인 수요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상영관 수 조정과 인접한 영화관 폐점이라는 단편적인 수단을 동원한다면 합병이 성사된 이후에도 중장기적인 문제에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해당 기업의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인수 또는 합병과정에서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아직은 합병을 위한 MOU만 맺은 단계이며, 지점 통폐합 등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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