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서방지원 단체 활동 금지 추진…“언론·NGO 겨냥” 비판

유럽연합(EU) 회원국이면서도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헝가리가 서방권에서 자금 지원을 받는 단체의 활동을 금지할 수 있는 입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 집권 여당 피데스는 전날 이러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대중의 삶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외국에서 지원받은 자금을 사용, 국가주권을 위협한다고 여겨지는 단체들을 감시, 처벌 혹은 금지할 권한을 관련 당국에 부여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입니다.
법안은 헝가리의 헌법적 정체성과 기독교 문화를 훼손하거나 결혼과 가정, 생물학적 성별의 우선성에 도전하는 행위 등이 이러한 ‘위협’에 해당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또 해당 단체에 외국 지원금의 25배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하고, 15일 이내에 납부하지 않거나 반복해서 문제를 일으킬 경우 단체를 아예 폐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법안에는 주권보호청 권고를 거쳐 ‘블랙리스트’에 오를 경우 관련 당국이 해당 단체의 은행계좌와 문서, 전자기기를 열람 및 수색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헝가리 정부 대변인 졸턴 코버치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최근 수년간의 조사와 정보공개는 명백한 이념적 의제를 지닌 헝가리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사들로 미국과 브뤼셀에서 수백만 달러가 유입된 사실을 보여준다”고 적었습니다.
현지 언론매체 텔렉스는 헝가리 정부와 집권여당이 문제 삼는 자금 중에 EU와 관련된 것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올해 2월 외국의 자금 지원을 받는 국내 단체들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예고하면서 “그들을 해체하고 쓸어버려야만 한다. 그들의 존재를 법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내년 차기 총선을 앞두고 오르반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페테르 머저르가 소속된 친유럽·중도주의 성향 야당 티서(Tisza)당의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헝가리 야권은 피데스의 새 입법안을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중도좌파 정당 모멘툼의 톰포시 마르톤 대표는 “이 입법안을 통해 그들은 헝가리의 모든 독립 언론과 공적 사안을 다루는 모든 비정부기구(NGO)의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소속인 허드하지 아코스 의원은 오르반 정부가 또다시 헝가리의 ‘푸틴화’를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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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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