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2점 차로 지적장애 등록 막힌 ‘경계선 지능인’, 항소심도 패소

김나연 기자 2025. 5. 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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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72로 장애 진단서류 못 떼···구청 ‘등록 반려’
항소심 “IQ 70 넘어도 장애인 보호 필요”라면서도
“이력 등 보면 장애 인정하기 어려워” 항소 기각
2023년 3월30일 서울 서초동 법원삼거리에서 경계선 지능인의 장애인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소송 제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경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제공

지적 장애인으로 인정될 수 있는 지능지수 기준(IQ 70)보다 2점 높은 ‘경계선 지능인’이 장애인 등록을 거부당한 뒤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A씨가 서울 동작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장애등록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15일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2022년 성인 지능 검사에서 IQ 72 판정을 받은 ‘경계선 지능인’이다. 현행 제도상 IQ 70 이하는 지적장애인, IQ 71~84는 경계선 지능인으로 분류된다. A씨는 특히 ‘지각추론’ 영역의 점수가 낮아 ‘손으로 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발 끈을 묶기조차 쉽지 않다. 단순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힘들어 한달 이상 일하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국가의 도움을 받기 위해 장애인 등록을 신청했다. 구청은 장애 정도를 심사하기 위한 진단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이 진단서는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라 IQ 70 이하인 사람만 발급할 수 있게 돼 있어 A씨는 받지 못했다. 그러자 구청은 A씨가 진단서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의 등록 신청을 반려했다. A씨는 “구청은 IQ 70을 넘더라도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다른 심사 절차를 거쳐 장애인 등록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며 반려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적장애를 어느 범위까지 사회보장권의 수급 대상으로 할 것인지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시행규칙이) IQ 70이하인 경우로 구체화한 것이 명백하게 잘못됐다거나 재량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항소했으나, 2심도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시행규칙에서 IQ 70 이하인 것으로 (장애 등록) 기준을 제시하는데, 이는 하나의 기준에 불과하다”며 “IQ 70 이하가 아니더라도 장애인복지법과 시행령에서 정한 장애인에 해당하면 장애인으로서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살아온 이력 등에 비춰보면 장애인복지법에서 정의하는 장애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IQ 70 이하인 사람에게만 일률적으로 지적 장애 판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면서도 A씨의 지능 수준이 장애인으로 등록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경계선 지능인에 대해 보호할지는 입법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A씨 측 대리인 조인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경계선 지능인 관련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서비스는 전혀 제공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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