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70은 장애인, 72는 비장애인?... 법원 "입법으로 해결해야"
"IQ 여러 기준 중 하나 불과" 인정했지만
"보호 범위 설정은 입법 사안" 패소 판결

지적장애 기준을 간신히 넘긴 경계선 지능인의 장애 등록 신청을 반려한 지방자치단체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법원은 지능지수(IQ)만을 지적장애 판단 기준으로 삼는 건 부당하다고 보면서도, 지원 대상 확대는 법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구회근)는 15일 A씨가 서울 동작구청장을 상대로 "장애 등록 반려 처분을 취소하라"고 낸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본인 신문 결과와 A씨가 살아온 이력들에 비춰보면, A씨를 장애인복지법에서 정의한 장애인이라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A씨는 IQ 71~84점에 해당하는 경계선 지능인이다. 평균이 100점인 웩슬러 성인 지능검사에서 72점을 맞았다. 간단한 아르바이트를 한 달 이상 지속하기도 쉽지 않지만,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상 지적장애 진단 기준인 IQ 70점을 넘겨 장애 등록에 필요한 서류 발급이 불가했다.
A씨는 "획일적이고 임의적인 장애 기준 탓에 경계선 지능인은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며 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경계선 지능인은 국내 인구의 최대 13.6%(7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법적으론 비장애인으로 취급돼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1심은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회보장수급권의 인정 범위 설정은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고, 이를 IQ 70 이하로 구체화한 것 역시 재량의 영역으로 봐야 한다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경계선 지능인을 반드시 장애인으로 등록해야 할 법령상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항소심은 IQ만을 장애 인정 기준으로 보는 건 불합리하다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IQ는 장애인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에 불과하고, IQ 70을 넘기더라도 장애인복지법이나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장애인의 정의에 실질적으로 부합하면 지원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와 같이 기준을 폭넓게 해석하더라도, A씨를 장애인으로 보기엔 여전히 무리가 있다는 게 항소심 결론이었다. 재판부는 경계선 지능인 지원을 위한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어느 정도 범위까지 장애인으로 보호할지는 입법적 사안이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은 경계선 지능인의 어려움을 인정하지 않은 항소심 판결에 유감을 드러냈다.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원곡의 박민서 변호사는 "경계선 지능인은 겉으로 보기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만, 일상에서 가까이 지켜보면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다"며 "대법 상고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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