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율 끌어올리는 호반그룹, 속내는?

송응철 기자 2025. 5. 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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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염두에 둔 항공업 진출 사전작업?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15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그룹은 지난 12일 한진칼 지분 1.02%를 매수, 지분율을 17.35%까지 끌어올렸다. ⓒ연합뉴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가가 지난 12~13일 양일간 급등세를 보였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 매수에 나서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호반건설이 한진칼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과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지난 12일 한진칼 지분을 0.05%와 0.96% 각각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호반그룹이 처음 한진칼 주주명부에 사명을 올린 건 2022년 3월이다. 호반그룹은 당시 조현아 대한항공 사장, 반도건설과 함께 조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KCGI가 '3자 연합'에서 이탈하면서 내놓은 한진칼 주식을 사들였다. 호반건설은 이후에도 보유 물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그 결과 호반건설(11.5%)과 호반호텔앤리조트(5.85%) 등은 한진칼 지분율을 17.35%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이번 추가 매수로 호반건설그룹의 한진칼 지분율은 18.46%로 높아졌다. 이로써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19.96%)과의 지분 격차는 약 1.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현재 조 회장의 한진칼 개인 지분은 5.78%에 불과한 상황이다. 조 회장 측 지분 19.96%는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2.09%)과 여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사장(5.73%), 정석인하학원(1.9%), 일우재단(0.14%), 정석물류학술재단(0.95%), 대한항공 임직원 자가보험(2.27%), 대한항공 사우회(1.09%) 지분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여기에 조 회장은 보유 주식 207만5000주를 담보로 705억원을 대출받은 상태다. 추가 지분을 확보하기에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반면 호반건설은 자금력이 풍부하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711억원, 단기금융상품은 3550억원에 달한다. 지분율이 역전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자본 시장에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의 한진칼 지분 매수를 승계와 연관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호반건설가(家)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장남 김대헌 호반건설 사장과 차남 김민성 호반산업 전무가 각각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을 중심으로 한 건설 부문을, 장녀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부사장이 유통과 호텔·리조트 사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중 호텔·리조트 부문은 항공과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은 앞서 아시아나항공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호반건설은 한진칼 지분 매수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조 회장으로서는 호반건설의 행보에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LS그룹과 손을 잡은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그룹은 최근 '그룹 간 동반 성장과 주주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사업 협력 및 협업 강화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그룹은 MOU에 대해 사업 협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호반건설의 적대적 M&A에 대응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호반건설이 지난 2월부터 LS그룹 지주사인 LS 지분 매입에도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호반건설그룹이 확보한 LS 지분은 약 3%다.

재계에서는 향후 분쟁이 벌어지더라도 조 회장의 경영권이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그가 한진칼 주요 주주인 델타항공(14.9%)과 산업은행(10.58%)을 우군으로 확보하고 있어서다.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과 백기사의 합산 지분율이 45.55%에 달하는 셈이다.

그러나 변수가 여전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은 민간 기업에 대한 투자를 언젠가는 정리하는 게 원칙인 만큼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으며, 백기사들이 호반건설의 편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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