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치 콰르텟 “50년 장수의 비결은 토론과 실험”

임석규 기자 2025. 5. 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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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익산·제주·서울서 50돌 기념 내한공연
창단 50돌을 맞아 국내 4개 도시 공연에 나서는 타카치 콰르텟. 왼쪽부터 언드라시 페예르(첼로), 하루미 로즈(바이올린),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에드워드 듀진버리(바이올린). 크레디아 제공

현존 최고의 현악사중주단으로 손꼽히는 타카치 콰르텟은 연주력뿐만 아니라 활동 기간으로도 기록적이다. 1975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리스트 음악원에 다니던 학생 4명이 창단 멤버다. 결성 50돌을 맞아 국내 4개 도시 내한공연을 앞둔 타카치 콰르텟을 서면으로 만났다.

이들은 ‘반백년 장수’의 비법으로 토론과 실험을 꼽았다. 유일한 원년 멤버인 첼리스트 언드라시 페예르(70)는 “어떤 곡이든 생명력을 불어넣어 살아 숨쉬는 음악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실험해온 게 비결”이라고 답했다. 결성 50년을 맞아 타카치 콰르텟을 집중 조명한 뉴욕타임스는 이들의 탁월한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음악사에 족적을 남긴 전설적인 현악사중주단은 대체로 오래 생존했다. 에머슨 콰르텟은 47년 동안 활동하고 2023년 해체했다. 부다페스트 콰르텟도 50년, 아마데우스 콰르텟은 40년, 알반 베르크 콰르텟은 37년 동안 연주 활동을 펼쳤다. 1945년 창단한 보로딘 콰르텟은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멤버들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정체성 같은 게 있을까? “곡을 연주할 때 그 안에서 적절한 캐릭터와 표현을 찾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과제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그 깨달음은 지금까지도 우리 콰르텟의 핵심적인 원칙으로 남아있습니다.” 페예르의 답변이다. 그는 현악사중주를 혼성 4부 합창에 비유했다. “남녀 2명씩 구성된 혼성 4부 합창처럼 현악사중주는 듣는 이에게 폭넓은 음색과 감정의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죠.”

타카치 콰르텟과 파울 힌데미트의 ‘멜랑콜리’를 협연하는 소프라노 박혜상. 크레디아 제공

5년 전 비올라 주자로 합류한 한국계 미국인 리처드 용재 오닐(47)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현악사중주단 멤버가 되는 꿈이 실현된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앞서 2005년 오디션에 응모했으나 합류하지 못했다. 15년이 지나서야 꿈을 이룬 것이다. 페예르는 “오페라, 교향곡, 독주곡 등 다양한 음악에 대해 백과사전처럼 풍부한 지식을 지녔고, 음악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재조립해 사중주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이 신선한 자극을 줬다”고 용재 오닐을 평가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데뷔 등 화려한 이력의 소프라노 박혜상이 이들과 함께한다. 20세기 독일 작곡가 파울 힌데미트의 ‘멜랑콜리’를 협연한다. 타카치 콰르텟은 영국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와 브람스 피아노 5중주를 녹음하는 등 다양한 연주자들과 협연했다. 반도네온 연주자, 배우, 시인, 집시 연주단체와도 함께했다. 이번 공연에선 하이든 ‘현악사중주 Op. 77 No.1’과 라벨 ‘현악사중주 F장조’도 들려준다.

타카치 콰르텟은 영국 그라모폰지 선정 ‘우리 시대 위대한 5개의 현악사중주단’과 비비시(BBC) 뮤직 매거진 선정 ‘지난 100년간 가장 위대한 10개의 현악사중주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번 공연은 16일 세종예술의전당, 17일 익산예술의전당, 18일 제주아트센터,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진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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