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사당 폭동’ 가담자들, 사면 뒤 인플루언서로 탈바꿈
폭동 관련 방송 진행·상품 판매
머스크의 SNS X서 확발히 활동
“머그샷 상품화 트럼프 본보기로"
지난 2021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패배에 불복해 미 국회의사당 난입 폭동을 벌인 트럼프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이 사면을 받은 뒤, ‘제이식서스(J6ers)’임을이용해 인플루언서로 변모했다. ‘제이식서스’는 1월 6일(January 6)을 뜻하는 숫자와 사람을 의미하는 영어 접미사 복수형 ‘-ers’를 합친 말로, 폭동 가담자들을 가리킨다.

14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국회의사당을 습격했던 이들이 상품을 팔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회의사당 난입 후 숨어 지내거나 주류 플랫폼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폭도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대적인 사면과 재선 성공에 힘입어 인플루언서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현재 약 40명이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제이식서스’로 홍보하고 있다. 이들은 팟캐스트 진행자, 공직 출마 선언, 상품 판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국회의사당 난입 당시 경찰관을 구타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남성은 현재 50달러 상당의 ‘J6 인질’ 티셔츠를 판매하며, 전국 22개 도시를 돌며 투어 중이다.
자신을 ‘제이식서스’로 소개한 또 다른 남성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아내와 함께 미국 전역을 여행할 캠핑카 투어 자금을 모금 중이다. 낸시 팰로시 하원의장의 강단을 들고 의사당을 누볐던 한 남성은 현재 자신의 실루엣이 새겨진 200달러 상당의 장난감 강단을 판매하고 있다.
많은 폭도들이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SNS X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X에서 자신들이 1·6 폭동 가담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혀도 아무런 처벌 걱정이 없다고 주장한다. X는 페이스북 등 다른 SNS와 달리 허위 선거 정보에 대한 검열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어서 작년 미국 대선 당시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주요 온라인 거점이 된 바 있다.

WP는 “폭도들은 ‘거래의 달인’인 트럼프를 본보기로 삼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자신의 머그샷을 찍히면서 입었던 양복 조각을 경매에 부쳤고, 머그샷 이미지를 백악관 집무실 액자에 걸거나 티셔츠와 커피잔에도 새겨넣었다”고 분했다. 해당 머그샷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혐의로 2023년 조지아주에서 기소됐을 당시 찍은 것이다.
1·6 의사당 폭동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이 2020년 미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트럼프 지지자와 경찰관 여러 명이 숨졌고, 경찰관 최소 140명이 부상을 입었다. 국회의사당은 약 150만 달러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재임 후 폭도들의 처지가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 주에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에 가담한 자신의 지지자 약 1500명을 사면하고, 14명에 대해서는 감형 조치를 내렸다. 징역 22년형과 18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주범 2명도 감옥에서 석방됐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들에게 미 연방 정부 차원의 배상금 지급도 검토했다.
폭도들은 사면 덕분에 의사당 난입 이후 잃었던 것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 사는 40세 존슨 씨는 “변호사 수임료로 10만 달러, 벌금으로 5,000달러를 잃었고, 당시 찍힌 사진 때문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었다”면서 “사면 덕분에 이제 다시 돈을 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폭도들이 ‘인플루언서’로 변신한 것을 두고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다는 미국 문화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극단주의 이념을 추적하는 단체인 웨스턴 스테이츠 센터의 프레디 크루즈 매니저는 “폭도들의 부상은 양극화된 미국 온라인 생태계가 당파적 거짓말을 퍼뜨리고 역사를 재해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그들의 주된 관심사는 정확성이 아니라 단지 사회적 참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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