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톰 크루즈를 전적으로 믿으세요

아이즈 ize 정유미(칼럼니스트) 2025. 5. 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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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정유미(칼럼니스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목덜미가 아직도 뻣뻣하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하 '미션 임파서블 8')을 보는 동안에 몸을 잔뜩 움츠렸다가 펴기를 반복하면서 긴장한 탓이다. 이게 다 톰 크루즈 때문이다. 오직 관객에게 엔터테이닝을 선사하겠다는 일념으로 몸 사리지 않고 스턴트를 펼치는 예순세 살의 톰 크루즈를 보면서 몇 번이나 속으로 외쳤다. '역시 최고다!' 세계적인 영화 산업 위기 속에서 OTT에 빠진 관객들을 극장으로 오게 만드는 이 어려운 미션을 최고의 배우가 목숨 걸고 수행한다. 톰 크루즈를 보면서 깨달았다. 최고가 필요한 건 '미션 임파서블' 등장인물들만이 아니구나. 지금 우리에겐 톰 크루즈가 절실히 필요하다. 

2년 만에 극장가에 그 유명한 '미션 임파서블' 주제가가 울려 퍼진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전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2023)과 이어지는 '미션 임파서블 8'은 디지털상의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사상 초유의 무기인 인공지능 엔티티에 맞서는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팀의 활약을 그린다. 엔티티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사이비 종교처럼 전 세계에 퍼진 가운데, 에단 헌트와 팀원들은 전편에서 도주한 빌런이자 엔티티의 추종자 가브리엘(에사이 모랄레스)의 행적을 쫓으면서 엔티티의 소스 코드 '포드코바'를 찾아 나선다. 

"다 아날로그로!" 에단 헌트가 디지털로 연결된 모든 공간에 침투하는 엔티티에 맞서는 방식은 아날로그다. 전편에서도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했지만, 이번엔 아예 아날로그를 전면에 내세운다. 에단 헌트와 IMF 팀이 펼치는 작전은 철저히 아날로그 방식으로만 꾸려지고, 이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아날로그 액션을 최고로 끌어올린다. 전편에선 자동차 추격, 오토바이 점프 액션과 스카이다이빙, 열차 장면으로 아날로그 액션의 참맛을 보여줬다면, 8편에선 전편의 예고대로 수중 액션과 예고편에서 맛보기로 보여준 경비행기 액션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 액션 장면들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정점을 찍는다. 

'미션 임파서블 8'의 액션은 선택과 집중이다. 초반부터 액션 공세를 퍼붓지 않고 격투 액션으로 시작해 점점 액션 수위를 높여간다. 에단 헌트가 전편에 등장한 핵잠수함 세바스토폴 호로 향하는 과정 자체도 흥미롭게 설계했고, 잠수함 안에서 '포드코바'를 찾는 미션은 지켜보는 이들을 숨죽이게 만든다. 몸이 자연스럽게 움츠러들 것이다. 심해를 배경으로 한 영화, 잠수함 영화들이 떠오르는데 시퀀스의 완성도가 웬만한 영화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대역 없이 난도 높은 수중 촬영에 임한 톰 크루즈가 아니고선 만들어질 수 없는 장면의 연속이다. 

경비행기 액션 장면도 마찬가지다. 이전 시리즈에도 비행기 액션이 있었는데 이번엔 뭐 얼마나 다를까 하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438m 상공에서 시속 140마일 이상으로 달리는 비행기 날개에 매달린 톰 크루즈의 스턴트 액션은 CG나 대역 없이 직접 촬영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는 짧은 액션도 아니다. 경비행기에 매달려 날아오르고 다시 땅에 발 디딜 때까지 고공 액션이 원 없이 이어진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힘든 광경이다.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위해 이토록 헌신하는 이유를 이제 많은 이들이 안다. 그가 제작한 첫 시리즈이기도 하고, 관객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 주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매번 전보다 더 강력하고 수위 높은 스턴트 액션 연기에 도전해왔다. 8편을 보면서 톰 크루즈라는 배우의 소명은 '얼굴도 모르는 이들(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거는 것이라는 결론이 확고해졌다. 더 나은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자신의 목표와 노력을 온몸으로 전달하는 그를 보면서 영화와 관객을 위해 이 정도로 헌신하는 배우가 누가 또 있을까, 과연 앞으로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톰 크루즈가 여전히 최고의 배우 자리를 지키는 확실한 이유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시리즈 팬들을 위해 '미션 임파서블 8'은 과거 시리즈에 등장한 인물들과 풀리지 않은 의문들들 다시 가져온다. 6편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에서 CIA 국장이었던 에리카(안젤라 바셋)이 현직 대통령으로 등장하고, 1편에 나왔던 CIA 보안 담당자 윌리엄 던로(롤프 색슨)이 에단 헌트와 29년 만에 조우한다. 여기에 과거 장면들과 '미션 임파서블 3'에 나온 생화학병기 '토끼발'의 정체를 밝히는 등 이번 8편은 '미션 임파서블' 30년의 역사를 총망라했다. 회상 장면도 나오고, 이야기도 많은데 러닝타임 169분이 버겁지 않으냐고? 전혀. 촘촘한 짜임새 덕분에 전혀 지루하지 않다. 

'미션 임파서블 8'은 시리즈 마지막 편으로 매듭짓지 않고 여지를 남기면서 끝난다. "세상은 아직 널 필요로 해"라는 말에 에단 헌트 아니 톰 크루즈가 다시 응답할 수 있을까. 아마도 '미션 임파서블' 다음 시리즈 제작 여부는 관객에게 달려 있을 듯하다. 전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의 한국 관객 수는 402만 명으로 이전 시리즈와 비교하면 높은 성적은 아니었다. 파트가 1, 2로 나뉜 것도 이유 중 하나였는데,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진 8편에 대한 관객 반응은 전보다 뜨거워지지 않을까 싶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극장 좌석에 앉아서 에단 헌트 요원과 다시 마주할 때 이렇게 느끼게 된다는 거다. "살아서 만나는 건 늘 기쁘군." 관객의 선택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운명을 바꿀지도 모르겠지만, 8편으로 끝나도 톰 크루즈에게 후회는 없을 것이다. 최선의 최선을 다했으므로. 

정유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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