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첫 투자한 K애니메이션…美서 ‘기생충’ 흥행 넘은 K애니도 나와
이호재 기자 2025. 5. 15. 14:40

“우리 거리 두자. 난 언젠가 우주로 날아가 버릴 테니까.”
2050년 대한민국 서울. 화성 탐사를 꿈꾸는 ‘난영’은 음악가 ‘제이’에게 이렇게 말하고 화성으로 떠난다. 두 사람은 마치 별의 인력처럼 이끌리듯 사랑에 빠졌지만, 각자 품은 꿈이 달랐다. 두 사람은 결국 우주만큼 먼 거리를 사이에 둔 연애를 시작하는데…. 둘의 ‘롱디’(장거리) 로맨스는 해피엔딩으로 끝날까.
3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장편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은 한국 애니메이션 처음으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직접 투자·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연출은 1989년생 신예 여성 감독 한지원이 맡았다. 배우 김태리, 홍경이 성우로 참여해 공개 전부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푸르고 투명한 하늘, 광활하게 펼쳐진 풍경 작화는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2016년)에 비견될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K-애니메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미국 작품명 The King of Kings)는 북미 시장에서 5907만 달러(약 824억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년)이 세운 미국 내 흥행 기록 5384만 달러(약 751억 원)를 넘었다. 이우혁 작가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퇴마록’은 올 2월 국내 개봉 후 독창적인 연출과 밀도 높은 미장센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끄는 건 ‘K-콘텐츠’ 확장의 마지막 퍼즐이기 때문이다. 특히 넷플릭스는 이미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등에서 입증된 ‘K’ 브랜드의 저력을 애니메이션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부문 VP(부사장)는 올 2월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아’ 행사에서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자가 대략 7억 명 이상이다.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도 굉장히 대중화돼 다양함이 필수”라고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과의 차별점도 한국 애니메이션의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일본은 ‘오타쿠’ 중심의 마니아 취향과 장르 분화가 뚜렷한 반면 한국 애니메이션은 가족, 여성, 청년 등 폭넓은 서사로 관객층을 겨냥한다. ‘이 별에 필요한’을 연출한 한지원 감독은 사전 공개된 인터뷰에서 “사랑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했다.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소중한 가치인 사랑이 우리에게 항상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작품 속 보편적 주제를 강조했다.

애니메이션 시장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6월 공개된 ‘인사이드 아웃 2’는 제작비 2억 달러(약 2791억 원)로 17억 달러(약 2조 3728억 원)를 벌어들였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애니메이션은 관객이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어 일정 관객이 보장된다”고 했다.
국내 거장 감독들도 애니메이션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심해 생물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준비 중이다. 김태용 감독은 연극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꼭두’의 연출을 맡았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애니메이션을 이젠 아이들만의 장르로 볼 수는 없다. 어른들도 충분히 감동하고 생각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낸다면 정체된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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