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떠밀고 아부만 하는 팀장님”… 원주시 공무원 내부 게시판 ‘시끌’

배상철 2025. 5. 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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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원주시 한 공무원이 내부 온라인 소통공간에 상급자인 팀장을 직격하는 글을 올렸다. 팀장이 업무를 떠넘기는 것은 물론 직원들과 소통에는 관심이 없고 인사권자인 과장 눈치만 보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글쓴이는 힘들어서 눈물이 난다며 일 좀 해달라고 하소연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해당 글은 분석한 공무원 출신 노무사는 단순한 개인의 불만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조직 내 구조적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5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원주시청 공무원들만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소통게시판에 ‘친애하는 팀장님께’라는 익명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요즘 팀장님이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며 “팀장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팀 전체가 가라앉고 분위기가 안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는지 좋은 동료와 상사를 만나 많이 배웠다. 물론 억울하게 당한 적도 있고 못된 사람에게 엮여 조직의 쓴 맛도 봤다”며 “나름 내공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불합리한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지’, ‘내가 바보인지’ 극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팀장님은 중요한 일에는 관심이 없고 팀원들에게 일을 떠넘기는 것 같다. 좀 치사한 것 같다”며 “저도 좀 치사해지고 싶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팀장이 팀원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팀장님은 과장님과 쏙닥쏙닥하고는 이유나 근거도 없이 일을 시킨다.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줘야 하는데 설명이 없다”며 “갑작스러운 지시에 어떤 때는 화장실도 못 가고 일을 한다. 소통이 있었다면 그나마 견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팀장님이 과장님께 보고를 아주 잘하니까 과장님은 팀장님이 열심히 하는 줄 아실 것”이라며 “반면 팀원들에게는 지시만 하고 결과물에 대한 공유나 앞으로 역할 등에 대해선 침묵한다. 일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고 업무를 알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원주시청 전경. 원주시 제공
그러면서 “이러면 안 되는데 팀장님이 점점 미워진다. 집에 돌아가선 벽에 팀장님 얼굴을 두고 베개로 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제는 포기하고 초월했다. 일 좀 해 달라. 힘들다”고 호소했다.

동료 공무원들은 댓글을 통해 ‘우리 부서에도 이런 분이 있다’, ‘우리 팀장은 하루에 몇 번씩 차만 마시러 간다. 일은 언제 하는지 모르겠다’, ‘찔리는 팀장님들은 고쳐야 한다’는 등 공감을 표시했다.

해당 글을 분석한 노무사는 ‘정보적 공정성’ 결여가 원인이라고 짚었다.

A노무사는 “상급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직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판단 이유와 맥락을 설명해야 한다”며 “명확한 기준과 설명이 없는 리더십 아래 직원들은 성과를 내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적 공정성을 통해 직원들은 상급자의 판단을 예측하고 신뢰를 형성하게 한다”며 “설명은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닌 존중받고 있는 느낌을 주고, 납득 가능한 설명만으로도 불복이나 이의제기 가능성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A노무사는 “주요업무 결정에는 반드시 ‘이유를 설명할 의무’를 부여해야 하고 하급자와 소통 측면에서의 평가지표를 도입해야 한다”며 “하급자가 상급자를 평가하는 다면평가 폐지로 상급자는 더 이상 하급자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할 이유도 실익도 없게 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다면평가를 부활시키지는 않더라도 업무평가에 ‘하급자와 소통’ 지표를 삽입해야 한다”며 “용기 내 글을 쓴 직원의 담담한 말투에서 위기가 보인다. 더 이상 정보공유를 상사의 선의로 둘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설명과 투명한 소통이 제도화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원주=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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