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카톡도 `문자광고`… 소비자에 毒되나

유진아 2025. 5. 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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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브랜드 메시지' 출시
통신3사 1.5조 독식시장 공략
기업 "효과적 전달 수단" 환영
소비자들은 불편 더 커질수도
카카오톡 '브랜드 서비스' 예시 화면. 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기업의 광고를 스마트폰 이용자의 카카오톡 메시지로 발송하는 서비스를 전격 출시했다. 기존 휴대폰 문자메시지 광고와 같은 개념의 상품으로,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그 기업의 광고를 이용자의 카톡으로 발신한다. 보다 효율적인 광고 전달 수단을 원하는 기업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사실상 전국민인 카톡 이용자들이 원치 않는 광고 메시지를 대거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만일 이용자들의 카톡에 기업 광고가 무차별적으로 쏟아질 경우 카톡 사용자들이 인스타그램 DM 등 다른 메신저로 빠르게 이탈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5일 카카오는 신규 기업 메시지 상품 '브랜드 메시지'를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톡 이용자가 회원 가입 시 마케팅 수신에 동의했다면 채널 친구 추가 없이도 광고 메시지를 수신하게 된다. 기존 '친구톡' 대비 발송 조건이 간소해지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접근성과 활용도가 크게 높아졌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번 출시를 계기로 문자메시지 기반이던 기업 메시징 수요가 플랫폼 기반으로 급격히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통신 3사와 문자 중계·재판매 사업자가 연간 1조5000억원 규모 기업 메시지 시장을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그러나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가세하면 시장 판도는 순식간에 바뀔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동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문자보다 카톡을 쓰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만큼 파급력이 압도적일 것"이라며 "시장재편이 일어날 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체감할 체감할 불편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고 수신을 원하지 않더라도 과거 회원 가입 과정에서 마케팅에 한 번이라도 동의했다면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예고 없이 광고 메시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안준희(30) 씨는 "카톡 채널을 몇 개 추가해놨더니 광고가 너무 많이 와서 전부 차단해버렸다"며 "예전엔 친구 추가를 해야 광고가 왔는데, 이제는 동의만 해두면 어디서든 메시지를 보낸다니 피로감이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자야 안 보면 그만인데, 카톡은 업무에도 쓰니까 기업이 광고까지 오면 더 불편할 것"이라며 "회원가입할 때 마케팅 동의한 곳이 너무 많아 어디서 어떻게 광고가 오는지 통제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통신3사는 카카오가 스팸 관리 의무가 없는 플랫폼 사업자인 만큼 기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주장한다. 이통사 문자 광고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규제를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불법스팸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통신망을 통한 스팸 문자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인공지능(AI) 기반 필터링과 사전 등록 템플릿 방식을 통해 광고 메시지를 관리하고 '채널 차단' 등 자율 규제를 강화해 불법 스팸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셜미디어(SNS) 메신저 기반 광고는 별다른 규제가 없는 만큼 기업들이 이 부분을 파고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마케팅 문자를 받는 데 들어가는 데이터 이용료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구조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기존 통신3사 문자 메시지는 발신자가 비용을 부담하지만 카톡 메시지는 인터넷 데이터를 이용해 전송돼 수신자가 데이터 요금을 내야 한다.

전문가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금은 정보 접근성이 너무 높아 소비자가 스스로 정보를 걸러내야 하는 상황인데 광고 메시지가 무분별하게 쏟아지면 판단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수신 거부 절차도 번거로운 만큼 광고를 일괄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나인·유진아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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