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기교육] '엄마의 마음' 담긴 급식으로 쑥쑥 크는 수원 조원고등학교

신연경 2025. 5. 1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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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고등학교 학생들이 불고기·참치토핑 유부초밥 메뉴를 선택해 급식판에 담고 있다. 신연경기자
유승일 조원고 교장. 사진=조원고등학교

'참하게 슬기롭게 훈훈하게'라는 교훈 아래 교육 공동체가 함께 배우고 소통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가꾸는 수원 조원고등학교.

조원고는 800여 명의 학생들이 ▶실력과 지혜를 겸비한 지성인 ▶미래 핵심 역량을 기르는 창의인 ▶공동체 소통 능력 키우는 협력인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실천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교육공동체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모두의 행복한 배움과 성장을 위해 서로 돕고 배려한다. 학부모와 교사는 삶의 안내자이자 스승으로서 학생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학생 개개인이 타고난 소질을 계발하고 자신의 꿈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데 힘쓰고 있다.
조원고 조리사와 조리원들이 자율선택급식 메뉴로 토핑유부초밥을 만들고 있다. 신연경기자

1~3학년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안전하게 공부하고 뛰놀 수 있도록 '자율과 책임'을 가르치는 데 밥상 교육에서도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그 중심에서 학생들과 교사 등 교육공동체가 하루하루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선택급식'도 빼놓을 수 없다.

조원고는 4년째 자율선택급식을 운영하면서 건강하고 보다 균형잡힌 질 높은 학교 급식을 제공하고, 아울러 학생들에 대한 영양·식생활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조원고등학교 교사가 급식실 앞에서 학생들에게 손소독제를 직접 뿌려주고 있다. 신연경기자

◇"엄마의 마음으로 한 끼"

지난 14일 찾은 조원고 급식실. 점심시간이 되자 한 교사는 급식실 앞에 길게 줄 선 학생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일일이 손소독제를 직접 뿌려줬다.

점심 식단은 불고기와 참치 토핑을 선택할 수 있는 유부초밥과 미소된장국, 옛날치킨, 깍두기, 야채자율스틱, 달고나 밀크티로 구성됐다.

특히 이날은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이벤트가 있어 학생들은 밀크티를 받기 위해 텀블러를 챙긴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큼지막한 치킨과 두 가지 맛 중에 고를 수 있는 유부초밥을 식판에 담으며 영양교사와 조리사, 조리원들에게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불고기, 참치 토핑을 손수 올려 유부초밥을 만든 조리사, 조리원들은 학생들의 인사에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배식대에 마련된 생야채스틱은 당근, 오이, 노랑·주황색 파프리카로 지난해 11월부터 비타민A, 비타민C 영양섭취량이 부족한 청소년기 학생들을 위해 양옥봉 영양교사가 준비한 메뉴다.

양 영양교사는 "평소 야채를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이 한 번이라도 먹는 것을 시도할 수 있게 계속 눈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배식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유승일 교장이 야채를 챙겨 먹어야 한다는 애정 어린 한마디를 건네자 당근과 파프리카를 담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지난 14일 조원고등학교 점심 식단. 사진=조원고등학교

이처럼 조원고 교육공동체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칼슘 섭취가 부족할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해 100㎖ 흰우유를 급식으로 제공, 처음에는 선뜻 챙기지 않던 학생들의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급식실 한편에는 배앓이 학생을 위한 흰죽이 마련돼 있다. 양 영양교사는 이 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한 2021년부터 매 점심시간 '엄마의 마음'으로 흰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공부하면서 컨디션이 안 좋거나 배앓이 할 때 밥 먹기 부담스러운 경우 죽이라도 먹을 수 있게 준비한다"며 "중고등학생은 아파도 말을 잘 하지 않을 때가 있다. 죽이라도 먹어야 힘이 나는데 엄마의 마음으로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형 솥에 밥을 안치는 과정에서 물조절로 한 번에 밥과 죽을 준비하는 방식을 고안해 내 일손을 덜었다.

양 영양교사를 포함해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지닌 조리사, 조리원들의 마음이 모였기에 가능했다.
조원고 영양교사와 조리사, 조리원이 조리연수에서 만든 버터갈릭쉬림프포케와 문어세비체. 사진=조원고등학교
조원고등학교 영양과 위생을 책임지는 양옥봉 영양교사(오른쪽)와 조리사, 조리원들이 조리 연수에서 만든 문어세비체를 맛보고 있다. 사진=조원고등학교

◇교육공동체 모두 한 마음으로

조원고 학생들의 영양과 위생을 책임지는 영양교사, 조리사, 조리원들은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는 지혜와 노력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조리연수를 통해 새로운 메뉴를 경험하고, 단순히 배우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맛볼 수 있도록 급식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중해식 음식인 바질페스토와 문어세비체 요리 연수를 다녀온 후 급식 메뉴로 선보이기도 했다. 전 학년이 체험학습으로 학교를 비우는 16일에는 급식 종사자들도 가지를 활용한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한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메뉴를 급식에 녹아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는 양 영양교사의 철학과 서로 소통하고 함께 경험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구성원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조원고 급식실 모습. 신연경기자

뿐만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에는 15명으로 구성된 학생자치부 급식지원부 학생들의 열정도 담겨 있다. 학생들은 '잔반을 줄이고 지구를 지키자', '맛있게 먹고 잔반을 비우자' 등의 캠페인 활동으로 탄소중립 실천을 이끌고 있다.

유 교장은 "급식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굉장히 맛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 모습이다. 화목한 분위기에서 배려하고 노력해주는 영양교사와 조리사, 조리원분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끝으로 양 영양교사는 "영양선생님이나 조리선생님들은 우리 학생들을 자식처럼 여겨서 정성스럽게 점심 한 끼를 준비한다"면서 "위생적이고 맛있게 준비하고 있으니 편식없이 골고루 먹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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