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폭동 변호' 비판이 명예훼손이라는 코바코 이사
임응수 코바코 이사, 코바코노조 비판 성명에 법적 대응
"이사회 참여 전면 차단할 것" 성명 문구에 "출입 방해해선 안돼"
코바코 노조위원장 "내부 비판 소송으로 막는 게 적절한가"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서부지방법원 폭동 가담자 변호로 논란을 빚은 임응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 비상임이사가 성명을 통해 자신을 비판한 전국언론노동조합 코바코지부를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했다. 코바코지부가 자신의 이사회·사무실 출입을 방해하는 것과 비판 성명을 작성·배포·게시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것이다. 코바코지부는 “노동조합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임 이사에게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임응수 이사는 지난 8일 언론노조 코바코지부와 양승광 지부장을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을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서에 따르면 임 이사는 코바코지부가 오는 21일·28일 예정된 이사회 참석과 사무실 출입을 막아선 안 되며,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이나 게시물을 작성·배포·게시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코바코지부가 이를 어길 시 자신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 이사는 코바코지부의 성명 속 표현을 문제삼았다. 코바코지부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임 이사가 국민의힘 'ICT방송미디어정책특위 MBC 공정성 회복 및 공영방송 민노총 저지 분과' 위원으로 위촉되고 서부지법 폭동 가담자 변호를 자처한 것을 비판하며 “자진 사퇴를 거부할 경우, 우리는 그의 모든 이사회 참여를 전면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임 이사는 “직무를 방해하겠다는 명백한 의사표시”라며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하겠다는 협박에 해당한다. 코바코 비상임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이사는 코바코지부가 자신에 대해 △반헌법적 폭력의 편에 섰다 △내란의 사후적 가담자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정파적 목적에 봉사하려는 인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자 등이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 “허위사실을 적시하거나 모욕적인 표현으로 사회적 평가를 현저히 저하시키는 내용”이라며 “변호사로 헌법상 보장된 직업수행의 자유에 따라 서부지법 사건 관련 피고인들의 변호를 맡았을 뿐이며 이는 정당한 직무수행”이라고 했다. 임 이사는 국민의힘 특위 위원으로 활동한 것에 대해 “개인의 정치적 표명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양승광 코바코지부장은 미디어오늘에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더라도, 조직 내부에서 나오는 비판을 소송을 통해 막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지상파 광고 판매대행은 코바코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데, 임 이사가 고객사인 MBC를 문제 삼는 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존립 기반을 흔드는 것과 다름없다. 노동조합으로서 비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양 지부장은 “무엇보다 본인은 노동조합에 '협박·겁박하지 말라'고 요구하는데, 이렇게 법적 절차를 강행하는 것도 노동조합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특히 임 이사는 노동조합 성명이 나오면 반박문을 냈고, 최근엔 코바코지부에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비상임이사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노동조합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4일 임 이사에게 △노동조합의 성명을 문제삼아 가처분을 제기한 배경이 무엇인가 △성명이 긴급히 삭제돼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힘 활동이 코바코 업무에 지장을 미칠 것이라고 보지 않는가 라고 물었으나, 임 이사는 “소송 중인 사건에 대해 외부에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 답을 주지 않았다.
또 코바코지부는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코바코 이사는 이해관계자들 모두의 이익을 고려해 행동해야 한다. 특히 공영방송은 코바코의 주요 고객”이라며 “하지만 임응수는 중요한 고객사인 MBC를 직접 겨냥했다. 고객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외부에서 공개 비판하고 정치권과 연계해 압박했다. 이러한 행위는 고객사의 입장에서 간섭이자 적대 행위”라고 지적했다. 코바코지부는 “직원이 이러한 일을 행했다면 충분한 해고 사유에 해당한다”며 “조직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자에게는 점잖은 훈계가 아니라 물리적 투쟁이 적합하다. 지금 당장 코바코를 떠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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