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 들어가봤다] '임시방편' 하천 준설⋯올여름 어쩌나

윤소영 2025. 5. 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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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소영 기자

팩트체크 뉴스참에서 대전시가 집중호우 때 하천 범람을 막겠다며 추진한 3대 하천 준설 사업을 검증한 결과, 그 효과가 불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가 지난해 12월부터 170억여 원을 들여 3대 하천 20.7㎞ 구간에서 쌓인 흙 50만 4천㎥를 준설하고 있다.

각기 다른 지역 교수진 5명에 자문한 결과, "공학적으로는 준설이 수위 저감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라고 답했지만,

이 가운데 3명은 "대전시의 홍수량 산정이 정부의 계획과 어긋나거나 과장됐다"라는 부정적 의견을 밝혔고,

1명을 제외한 전원이 "170억 원의 사업 규모에 비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또, 쌓인 흙을 퍼내고 있지만 하천 고유의 특성인 '평형하상'으로 인해 또다시 퇴적물이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수해 예방을 위한 예산은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할까?

■ 도심 침수 막는 저류시설, 신규설치 불가

5년 전 여름 이틀간 300mm의 물폭탄이 대전을 덮쳤다.

2020년 7월, 대전시 정림동 아파트 일대 침수

대전 갑천 인근에 있는 한 아파트가 통째로 물에 잠겨 143명이 구조됐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 1명이 숨졌다.

신대호/당시 아파트 주민
"(물이) 이만큼 올라왔어. 방이고 뭐고 전체 다 올라왔어. 여기 그릇이 다 밖으로 나왔다니까 (물에) 떠서."

한꺼번에 쏟아진 빗물을 하천으로 빼내는 우수관이 감당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이태진/당시 대전 서구 건설과장
"우수관을 확장해서 앞으로 이런 피해가 없도록 하고, 산 쪽 같은 경우에도 토사가 우수관까지, 동네까지 떠내려오지 않도록 사방댐을 시설하고자 합니다."

이후, 우수관을 늘리고 도심에 빗물을 머물게 하는 '물그릇'을 만들어 하천으로의 유입량을 줄이는 대책이 추진됐다.

대전 서구 일대에 설치된 빗물 저류시설

겉 보기엔 평범한 도로 화단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빗물을 받아낼 수 있도록 땅이 움푹 파여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많아 빗물이 스며들 틈이 부족한 도심에서 이 시설은 땅속에 물을 머물게 한 뒤, 3대 하천으로 천천히 흘려보내는 '완충 지대' 역할을 한다.

정부 공모 사업으로 지난 2020년부터 1년 동안, 침수 사고가 발생했던 대전시 서구 일대에만 700여 곳의 저류 시설이 만들어졌다.

박현희/대전 서구 맑은물팀장
"자갈이라든지, 토양층하고 같이 밑에 깔려 있기 때문에 물이 딱 떨어져서 체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나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만 올해 관련 사업 예산은 1억 2천만 원에 불과해 신규 설치는커녕 기존 시설 유지도 버겁다는 게 담당 부서의 입장이다.

대전시가 170억 원을 하천 준설에 쏟아붓는 사이, 정작 도심 침수를 막을 대책은 올해도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 제방 붕괴로 피해, 올해도 보강은 부실


국가하천인 대전 3대 하천으로 합류하는 지역 소하천들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지난해 7월, 시간당 100mm에 달하는 폭우에 소하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거센 물살로 뒤덮인 대전 갑천 상류의 '정뱅이 마을'을 찾아갔다.

마을에서는 터진 제방을 복구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마을가 맞닿은 1km가 넘는 제방은 보수 공사 없이 방치되고 있다.

붕괴 부분만 보수했기 때문에 정작 마을과 맞닿은 제방에 대한 제대로 된 안전진단이나 보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방치된 구간이 1km를 넘고 있다.

채홍종/대전 정방마을 수해대책위원장
"여기가 최고 낮아. 낮은데, 여기는
(공사) 안 하고 저기만 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누가 봐도 뻔하잖아."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수해의 원인을 제방 범람이 아닌 붕괴, 즉 인재라고 보고 피해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것과 여기에 기반을 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환수/대전시 용촌동
"하천이 (제방을) 범람했다, 그건 설계한 기준에 오버 되어 있기 때문에 그건 자연재해라고 할 수 있겠죠. 근데 지금은 이번에는 제방이 붕괴됐잖아요. 우리는 그걸 자연재해로 보지 않아요, 인재지."

지형학자 오경섭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포함한 국내 홍수 대부분이 제방 관리 부실이나 배수 시스템 미비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사전 조사 없이 무작정 공사부터 시작하는 '준설 만능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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