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 플랜' 이세돌, 여전했던 전설의 품격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5. 5. 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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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넷플릭스

※기사에 '데블스 플랜: 데스룸'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류 최초이자 최후의 승리를 거뒀던 이세돌. 바둑계를 떠난 지는 시간이 흘렀지만 전설의 품격은 여전했다.

지난 6일 '데블스 플랜: 데스룸'이 공개됐다. '데블스플랜'의 두 번째 시즌 '데블스 플랜: 데스룸'은 다양한 직업군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예능이다. 

'데블스 플랜'은 공개 직후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를 차지하고 세계 6개국 TOP 10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14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데블스 플랜'은 공개 1주 만에 17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시리즈 비영어 부문 9위에 올랐다.

또한 화제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5월 2주차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에서 2위를 기록했는데 1위에 오른 'SNL 코리아 시즌7'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시즌1 대비 2배 이상의 화제성을 기록했다.

/사진=넷플릭스

이렇게 뜨거운 '데블스 플랜'의 초반 돌풍에는 전 바둑기사 이세돌이 있었다. 메이저세계대회에서 14번 우승을 거머쥐고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에서도 승리를 따냈던 이세돌은 2019년 은퇴했다. 이후 작가, 보드게임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예능에서는 쉽게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이세돌은 출연 이유에 대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 출연했고 생각한 대로였다. 바둑 외적인 부분에서는 승부욕을 느껴본 적이 없어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재밌고 즐겼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정종연 PD는 앞서 "그동안 바둑기사를 쭉 섭외했는데 외향적인 분은 별로 없었다"며 "이세돌 사범은 한 세대를 이룰 정도로 바둑계에서 대단하고, 성격 자체가 고분고분한 분이 아니다. 승부를 즐기고, 머릿속에 있는 말을 담아두지 못한다"고 전했다. 

'데블스 플랜'을 통해 다시 한번 승부의 세계로 들어선 이세돌은 14명의 참가자 중 가장 많은 기대를 받은 플레이어였다. 함께한 출연진과 제작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제작진은 14명의 참가자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이세돌을 입장시켰으며 바둑이 익숙하지 않은 저스틴 민을 제외한 참가자들은 이세돌의 등장에 깜짝 놀랐다.

/사진=넷플릭스

다만, 첫 메인매치 '부패경찰'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실책에 책임을 지고 감옥동을 자처하는 모습이나 개인의 역량이 더욱 강조되는 감옥매치에서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곧바로 부진을 만회했다. 

다음날 펼쳐진 '언노운'에서는 본격적인 활약이 펼쳐졌다. 많은 참가자들이 '미움받을 용기'가 부족해 다른 참가자를 추방하지 못할 때, 과감하게 추방하는 이세돌의 플레이는 수읽기와 난전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호전적인 기풍을 떠올리게 했다. 비록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다음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들었다.

히든 미션을 대하는 태도 역시 흥미로웠다. 생존이 아닌 우승'을 목표로 했던 이세돌은 탈락이라는 리스크를 두려워했던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히든 미션에 큰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 히든 미션을 발견해 내는 과정에서 활약이 많지 않아 어필을 자제했을 따름이다. 다들 '생존'에만 초점을 맞췄을 때 '우승'을 목표로 플레이하는 모습에서는 그가 어떻게 한 분야의 정점에 올랐는지 어렴풋이 느껴졌다. 

/사진=넷플릭스

계속해서 활약이 기대됐던 이세돌이었지만 퇴장은 다소 허망했다. '핼러윈 몬스터' 도중 숨겨진 규칙을 발견한 다수 연맹에 의해 이번 시즌 최초로 메인 매치 진행 도중 탈락한 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세돌은 본인을 탈락시킨 플레이어들을 원망하거나 자신의 플레이를 탓하지 않았다. 

이세돌은 다른 플레이어들과 연합을 맺어 안정적으로 가기보다는 혼자서 호전적으로 플레이하는 방향을 선호했다. 이세돌의 탈락은 이런 플레이 스타일이 독이됐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에서는 인간은 물론 AI와의 대결을 통해 체득한 품격이 느껴졌다. 

이세돌의 퇴장은 여러모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세돌의 탈락은 연쇄적으로 저스틴 H. 민의 탈락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함께 감옥동에서 생활하던 최현준의 각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탈락자가 등장하며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균열이 조금씩 생겨났다. 이세돌은 그렇게 시작부터 끝까지 전설다운 모습으로 '데블스 플랜'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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