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Lab] 소액결제를 소액으로 착각하는 사람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5. 5. 1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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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앞둔 부부의 재무설계 2편
과소비 빠지기 쉬운 소액결제
사용법 간편하고 티 잘 안나
기프티콘, 생일선물 등
습관적인 사용 지양해야

소액결제는 과소비를 부추기는 결제수단 중 하나다. 문자 알림이 오지 않아 인지하는 게 쉽지 않고, 매월 통신비와 뭉쳐서 처리되기 때문에 총액을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아무 생각 없이 쓰다 보면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이번 상담자 부부도 매월 커피값, 선물 등을 사는 데만 십수만원을 쓰고 있었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결제 태도'를 점검했다.

소액결제는 과소비의 주된 요인 중 하나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은퇴를 앞둔 이들은 노후자금을 얼마나 마련했을까.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해 40~70대 일반인 1000명에게 물어본 결과, 평균 9억20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론 부동산이 5억7000만원으로 전체의 62.8%를 차지했고, 금융자산이 2억1000만원(22.7%)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통계를 놓고 보면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한양수(가명·53)씨와 아내 오은수(가명·51)씨는 노후자금이 부족한 편에 속한다. 부부가 현재 보유한 자산은 시세 7억원인 자가 아파트가 전부다. 주택담보대출금(1억원)을 갚고 자녀 양육비를 대느라 저축은 거의 하지 못했다.

어느덧 부부의 나이는 50대. 남편의 은퇴가 조금씩 다가와서인지 부부의 마음은 초조하기만 하다.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부부는 필자와 함께 재무 상담을 진행하는 중이다.

지난 시간 살펴봤던 부부의 가계부 상황을 요약해 보자. 부부의 월 소득은 640만원이다. 벤처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460만원,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내가 180만원을 번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596만원, 1년간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60만원, 금융성 상품 40만원 등 696만원이다. 한달에 56만원씩 적자가 발생했다. 상담시간을 활용해 부부는 공과금을 조금 아껴(31만→26만원) 적자를 56만원에서 51만원으로 줄였다.

부부의 재무 목표는 크게 3가지다. 시간순으로 따지면 이제 중학교 3학년이 된 자녀(16)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고, 1억원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여금을 갚은 후 부부의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고 대출을 갚는 것까진 어떻게든 될 것 같지만, 노후는 솔직히 말해 완벽하게 준비하기 힘들다. 부부가 이미 50대에 들어선 데다 남편의 정년퇴직이 10년도 남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간과 자금이 둘 다 모자라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부부에게 지출을 최대한 줄여 가능한 한 많은 여유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부도 필자의 제안에 최대한 따르겠다고 답했다.

50대 때부터 노후를 대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각오를 다졌으니 본격적으로 지출 줄이기를 시작하자. 먼저 통신비(29만원)다. 부부의 통신비 내역을 살펴보면 남편은 9만원대 휴대전화 요금제를, 아내는 2만원대 알뜰폰을 쓴다. 자녀는 6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한다. 계산하면 총합이 17만원인데 통신비가 29만원인 건 아내의 소액결제 때문이다. 한달에 10만원 정도가 소액결제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아내는 친구에게 기프티콘을 보내는 것으로 소액결제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주로 커피, 케이크, 생일선물, 메신저 유료 이모티콘 등을 소액결제로 구입했는데, 이 정도로 돈을 많이 쓰는지 몰랐다고 아내는 털어놨다. 더구나 아내는 자신이 용돈(30만원)에서도 월 5만원가량을 기프티콘을 구입하는 데 쓰고 있었다.

필자의 제안에 따라 아내는 앞으로 기프티콘 구입을 일절 중단하기로 했다. 지인과 소통할 일이 있으면 가능한 직접 만나는 습관을 들이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부부는 통신비에서 10만원(29만→19만원), 아내 용돈에서 5만원(30만→25만원) 등 총 15만원을 절약했다.

150만원씩 발생하는 식비·생활비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사실 남편의 용돈(50만원)과 자녀의 용돈(20만원)에는 각자의 식비가 포함돼 있다. 자녀의 경우, 학원 가는 날에 용돈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외근이 잦은 남편은 밖에서 사먹는 음식을 결제할 때 용돈을 써왔다.

그럼에도 식비·생활비가 150만원이나 발생하는 건 부부의 술값과 외식비가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지인들과 갖는 술자리·음식값을 '생활비 카드'로 긁는 나쁜 습관이 과소비로 이어졌다.

부부는 앞으로 식비와 용돈을 철저히 분리하기로 했다. 지인들과 모였을 때 쓰는 비용은 용돈 안에서만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배달음식과 외식 횟수도 좀 줄이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부부의 식비·생활비는 150만원에서 80만원으로 70만원을 덜어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이렇게 1차 줄이기가 끝났다. 부부는 통신비 10만원(29만→19만원), 아내 용돈 5만원(30만→25만원), 식비·생활비 70만원(150만→80만원) 등 85만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51만원이었던 부부의 적자도 34만원 흑자로 전환됐다.

아직 더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 아내는 "자녀 학원비도 줄여야 할까요?"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부부는 자녀 학원비로 한달에 9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부부 소득의 15%쯤 되는 액수인데, 많긴 하지만 외동딸을 아끼는 부부의 심정을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줄이기가 쉽지 않다. 다른 지출에서 최대한 절감해 보고, 그래도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학원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는 3편에서 이어나가보자.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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