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공법으로 한달 만에 집 뚝딱… 접합 오차 확 줄인 ‘모듈러 주택’[경제전쟁 파고, 압도적 경쟁력으로 넘어라]

이소현 기자 2025. 5. 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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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전쟁 파고, 압도적 경쟁력으로 넘어라 - (8) GS
축구장 5배 크기 당진공장에서
年 150채 벽체·창호·배관 시공
특허 ‘상부인양방식’ 하자 줄여
목조주택 많은 유럽진출 본격화
제품 다변화 포트폴리오 구축 등
친환경 프리패브 사업 선도나서
지난달 25일 충남 당진시 자이가이스트 공장에서 자동화시스템 공정을 통해 제작된 목조 모듈러 주택 구조물 간 조립이 진행되는 동안 직원들이 투습방수지 부착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당진 =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지난달 25일 찾은 충남 당진시 자이가이스트 공장. 직육면체 형태의 모듈(조립형 구조체)들이 트럭에 실리기 위해 공장을 나와 줄지어 서 있었다. 가장 먼저 출발한 트럭을 따라 하나둘씩 인근 아산시 현장으로 운송돼, 한두 달이면 모듈러 주택(조립식 주택) 한 채로 재탄생하게 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모듈러는 건축에 제조업의 대량공장 생산 개념을 도입한 스마트건설 기법이다. 국내에서는 GS건설이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필두로 관련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회사의 대표적인 신사업 부문 중 하나인 프리패브(Pre-fabrication·미리 부품을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에 속한다.

생산기지인 당진공장은 대지 면적만 축구장 5개 면적인 3만3000㎡ 규모로, 연간 150채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공장에서 벽체·바닥·창호·배관 등 전체 공정의 60% 이상을 시공,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 및 완공한다.

공장 내부에 발을 딛자 일반적인 건설자재 공장과는 다른 포근한 목재 향이 코를 감쌌다. 공장 한쪽 유럽과 북미에서 수입해온 소나무, 전나무 등이 켜켜이 쌓여 벽과 바닥을 구성할 건자재로의 탈바꿈을 기다리고 있었다. 벽체, 바닥과 같은 목재 구조물은 또 다른 공장 라인을 거쳐 모듈이 된다.

모듈러 주택은 기밀성(건물 틈새로 실내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성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자이가이스트는 자동화 기계를 이용해 오차범위를 0.5㎜ 이하로 줄였다. 또 각 모듈이 공장에서 제작되기 때문에 표준화된 방식을 통해 건축 품질을 균일하게 관리할 수 있다. 주택 모듈러 자재의 핵심인 목재가 현장 공사에 비해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이점도 있다.

자이가이스트 충남 당진 공장에 마련된 목조 모듈러 주택 샘플하우스 모습. 윤성호 기자

공사 기간은 처음부터 현장에서 작업하는 일반 단독주택에 비해 배 이상 단축된다. 모듈러 주택의 제작 기간은 한 달 내지 한 달 반이다. 이에 반해 현장에서 지어지는 일반 단독주택(콘크리트)은 6개월가량 소요된다. 구자석 공장장은 “집 한 채 모듈을 생산하는 데 일주일이 걸리고, 현장 작업을 한 달 반 정도 한다”며 “두 달도 안 돼 집 한 채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듈 옆 계단을 오르니 상단부 직사각형 꼭짓점 4곳이 눈에 띄었다. 공간에 긴 철근을 삽입해 중장비로 모듈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공간을 뚫어놓았기 때문이다. 모듈을 아무리 정밀하게 만들어도 접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비가 들이치고 바람이 들어오는 하자투성이 집이 된다. GS건설이 개발해 특허를 출원한 ‘상부인양방식’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킨다.

벨트로 모듈을 둘러서 들어 올리는 하부인양방식의 경우 벨트의 두께 때문에 모듈이 서로 딱 맞게 접합이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벨트를 제거하는 작업이 추가로 요구된다. 이준영 자이가이스트 책임은 “모듈 개당 무게가 6t 정도 되기 때문에 벨트로 인한 쪼임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 상태로 조립을 하게 되면 뒤틀림이 생길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바닥이 아닌 위에서부터 뜨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혁신기술 집약체인 모듈러를 단순한 건설기술이 아닌 프리패브 사업군 전체의 핵심으로 보고, 자재 및 제품 다변화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이 신사업으로 모듈러 주택을 낙점한 건 모듈러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41억 달러(약 146조6769억 원)에서 2029년 1408억 달러(198조3872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철강협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은 2019년 324억 원에서 2023년 8059억 원으로 성장했다.

실제 모듈러 주택은 국내 단독주택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자이가이스트의 매출은 2023년 첫 매출 14억 원에서 시작해 1년 만에 150억 원을 기록했다. 생산 공장이 접근성이 좋은 곳이 아닌데도 이른 아침 상담을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목조주택이 일반화돼 있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를 인수한 것이 그 예다. 이 책임은 “국내와 해외시장 모두 전략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단순 시공을 넘어 기술 교류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미래 사업과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기 침체나 사업 환경 악화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보다 미래 성장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포부다. GS그룹은 친환경 신사업을 확대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목조 프리패브 주택은 환경오염과 소음, 공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건설기술 공법으로 만들어져 지속가능한 주거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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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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