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남성·안경 착용’ 입력하자 순식간에 추려내는 ‘AI CCTV’[경제전쟁 파고, 압도적 경쟁력으로 넘어라]

장병철 기자 2025. 5. 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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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전쟁 파고, 압도적 경쟁력으로 넘어라 - (7) 한화
방문객 인상착의 파악하고 저장
한화비전 자체 개발 ‘SoC’ 성과
AI CCTV솔루션 보안시장 두각
산업 현장 최적화 ‘BCR 카메라’
화물송장 바코드 정확하게 추적
글로벌 무대 점유율·실적 ‘날개’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화비전 사옥 내 마련된 체험관에서 열화상카메라가 방문객을 촬영하고 있다. 열화상카메라 솔루션은 산업 현장에서 공장 생산 설비의 온도나 작업자의 상태 등을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한화비전 제공

성남 =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40대·남성·안경 착용·마스크 미착용·검은색 상의 착용.’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화비전 사옥 내 마련된 제품·솔루션 체험관 ‘하이트(HITE·Hanwha Innovation and Technology Experience)’에 들어서자 입구에 설치된 인공지능(AI) CCTV가 방문객의 인상착의를 순식간에 파악해 주요 정보를 통합 관제센터로 전송했다. 이 AI CCTV 솔루션은 CCTV가 방문객을 촬영하면 분석 시스템이 AI 기술을 활용, 스스로 방문객의 얼굴과 몸 부위를 나눈 뒤 각각 미리 입력한 기준에 따라 주요 인상착의를 파악해 데이터로 저장한다.

현장에서 살펴본 이 솔루션은 CCTV 보안 관제 구축에 최적화된 모습이었다. 실제 담당자가 체험관 내부에 마련된 영상 분석 시스템인 ‘비디오 매니지먼트 시스템(VMS)’에 ‘남성·안경 착용·검은색 옷’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자 곧바로 기자를 포함해 비슷한 차림새를 한 남성을 찍은 영상들이 화면에 빼곡히 송출됐다. 회사 관계자는 “예컨대 예전에는 범죄 수사 등을 하려면 CCTV 화면을 통째로 받은 뒤 작업자가 하나하나 인상착의를 살펴보면서 용의자를 찾아야 했는데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키워드 검색만으로 훨씬 빠르게 범죄 용의자를 추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비전은 이처럼 AI 기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최근 영상 보안을 넘어 AI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빠르게 탈바꿈해 나가고 있다. 실제 글로벌 AI CCTV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한화비전은 AI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AI 영상 보안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AI 연구소를 설립해 기술 내재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000억 원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역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의 핵심은 혁신기술”이라면서 지속적인 R&D 투자 의지를 밝혔다.

‘BCR(Barcode Reader)’ 카메라가 적용된 한화비전의 물류 솔루션 모습. 한화비전 제공

이날 방문한 체험관에서는 한화비전의 투자 결실이 담긴 앞선 기술력과 솔루션들을 다양하게 접해볼 수 있었다. 한화비전이 자체 개발한 시스텝온칩(SoC)이 대표적이다. SoC는 보안 카메라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컴퓨터로 따지면 중앙처리장치(CPU)에 해당한다. AI CCTV 솔루션이 고해상도 영상 촬영과 저장을 넘어 AI 기반 객체 인식 등 고도화된 영상 분석을 할 수 있는 건 바로 이 SoC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한화비전은 아날로그 시절부터 해당 시스템 칩을 만들어왔는데 SoC를 자체 개발할 수 있는 보안 회사가 세계적으로 몇 곳 없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기술력을 축적해온 만큼 한화비전이 최근 공개한 차세대 SoC ‘와이즈넷(Wisenet) 9’는 업계 최고 수준의 AI 기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비전은 4년간의 치밀한 R&D를 거쳐 AI 기반의 영상 분석, 선명도 개선, 정보보호를 위한 마스킹 기능 등 기술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AI 기능은 소매업에서의 고객 동선 분석, 도시 분야에서의 교통 관리, 제조업에서의 작업자 안전 모니터링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솔루션들도 눈길을 끌었다. ‘BCR(Barcode Reader)’ 카메라와 열화상카메라 솔루션 등이다. 한화비전의 BCR 카메라는 물류센터 화물 송장의 바코드를 인식하는 바코드 리더기와 영상정보를 기록하는 보안 카메라가 통합된 물류산업 특화 AI 기반 카메라다. 이 카메라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고속 컨베이어벨트상의 운송장 바코드를 정확하게 추적·인식해 한 대의 카메라가 영상 정보 기록 기능을 일원화해 제공한다.

열화상카메라 솔루션은 듀얼 카메라 형태로 한쪽은 실화상카메라를, 다른 한쪽은 열화상카메라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이 솔루션은 공장 생산 설비의 온도나 작업자의 상태 등을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런 제품과 솔루션을 바탕으로 한화비전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영상 보안 시장에서 한화비전의 점유율은 2023년 기준 5위(3.5%)로 2021년 7위(2.5%) 대비 두 계단 상승했다. 또 미국 영상 보안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4위(점유율 5.3%)에서 3위(7.5%)로 한 단계 올랐다.

실적도 오름세다. 한화비전 시큐리티 부문 매출은 2020년 5298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 1조23억 원으로 처음 1조 원대를 돌파한 뒤 2023년 1조467억 원, 지난해 1조2152억 원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85억 원에서 1698억 원으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장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북미 시장을 직접 찾아 고객 니즈를 살피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는 등 신기술을 통한 글로벌 시장 확장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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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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