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의 성공, 다른 게임 영화와 어떻게 달랐나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는 흥행 실패… "게임 대중성 중요해"

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극장가에서 제법 큰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국내 관객들이 생소하게 느낄 법한 '게임' 소재의 영화이지만 호평을 이끌어내는 중이다.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상상하는 모든 것이 네모난 현실이 되는 오버월드에 예기치 않게 빨려 들어간 개릿·나탈리·던·헨리 네 사람이 그곳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스티브를 만나 펼치는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달 26일 국내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제이슨 모모아·잭 블랙 등 한국에사도 인기 있는 배우들이 출연자로 이름을 올렸다.
작품은 개봉 후 외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올해 개봉한 외화 중 3번째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점에서도 시선을 모은다. 어린이날인 지난 5일에는 전체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해외에서도 제이슨 모모아 출연작 중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 올해 유럽 시장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고 북미 개봉 후 사흘간 1억 5,700만 달러(한화 2,294억 원)의 수익을 거두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화려하게 구현된 세계관, 출연진의 몸 개그와 케미스트리 등이 '마인크래프트 무비'의 매력이다. 이스터에그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게임의 배경 음악이 들려오며 마니아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마인크래프트' 공동 개발자가 웨이터로 깜짝 등장해 유쾌함을 더한다. '마인크래프트 무비'의 가장 큰 무기는 무엇보다도 '원작의 인지도'다. 이 영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최초 실사화 작품이다.
중요한 것은 원작의 힘

국내에서도 게임 원작의 영화가 대중을 만난 적이 있다. 공포 게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을 원작으로 하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다.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는 늦은 밤 학교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을 일으키는 악령으로부터 친구들을 구하기 위한 사투를 그렸다. 게임 원작의 영화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으나, 작품은 1만 관객을 힘겹게 돌파하며 흥행에는 실패했다. 반면 2023년 4월 개봉한 미국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이 작품은 239만 관객을 돌파했다. 어린이날에는 무려 43만 관객을 동원했다.
수많은 소설, 웹툰 원작의 콘텐츠를 히트시켰던 한국이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의 흥행에는 실패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한 게임 회사 기획자는 본지에 "아직 한국에서는 글로벌적으로 흥행하는 게임의 IP를 찾아보기 어렵다. 드라마, 영화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서사가 탄탄해야 할 텐데, 이 부분 역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메이플스토리'가 게임과 만화책 양쪽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으나 이러한 사례는 극히 일부이며, 종이 속 그림이 아닌 영상으로 구현됐을 때의 완성도 또한 장담하기 어렵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게임의 세대 계승성이 떨어진다는 점 또한 난관이라고 짚었다. 김 대중문화평론가는 "디즈니는 세대를 아우르는 IP를 확보하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아이까지 모두 디즈니의 콘텐츠를 보며 성장했기에 디즈니랜드가 잘 되는 것이다. 세대 계승성이 있는 게임이라면 드라마화, 영화화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정 세대나 성별에게만 인기 있다면 흥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게임의 팬덤이 해외에서 많이 형성됐다면 승부를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게임 콘텐츠 파워가 그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판타지적인 것보다 현실성이 돋보이는 콘텐츠를 좋아하는데, 게임은 비현실적인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소설, 웹툰 기반의 콘텐츠는 원작의 대중성이 떨어져도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 원작에 탄탄한 스토리와 세계관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게임은 세계관의 정교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드라마, 영화의 원작으로 삼아 성공하려면 대중성이 중요하다. 아직은 한국 게임의 드라마화, 영화화에 성공을 기대하는 것이 이른 듯 보인다. 언젠가 K-드라마와 영화가 게임을 원작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날이 올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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