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변화 데이터 300만 건 모아…새 혈당 관리 메커니즘 큰 자산” [건강한겨레]

윤은숙 기자 2025. 5. 1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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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강관리 앱 ‘파스타’ 출시 1년 맞은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연속혈당측정기+AI 기술’ 결합 서비스
혈당·식단·운동·수면 데이터 분석해
개인별로 맞춤형 생활 습관 등 제안
국가·지역·계급 간 ‘건강 격차 완화’ 도움
일본에 법인 설립…현지 진출 준비 돌입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본사에서 인터뷰하기에 앞서 사진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과연 저게 될까?”

새로운 도전에는 언제나 수많은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특히 굵직한 성공이 드문 분야일수록 질문의 빈도와 강도는 더 거세다. 출범 3년을 갓 넘긴 카카오헬스케어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디지털 헬스케어를 새로운 먹거리로 선택한 순간부터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시선이 이어졌다. 카카오는 일반 소비자(B2C) 대상 서비스에 강점을 지닌 기업이지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B2C 모델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는 혈당이나 체중 변화처럼 효과를 체감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 탓에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기까지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지난해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건강관리 앱 파스타(PASTA)가 공개됐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그러나 서비스 출시 1년, 이제 파스타는 혈당 관리 시장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측정된 혈당 수치를 제공받는 것과 사용자가 입력한 식단, 운동, 수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생활 습관을 제안한다. 소비자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지난해 매출은 1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배 성장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보기 드문 성과지만, 영업손실은 349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그러나 동시에 카카오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향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덩치를 키운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부터 수익성 개선과 함께 본격적인 전환점 마련에 나선다. 과연 카카오헬스케어가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건강한겨레는 지난달 황희 대표를 직접 만나 향후 계획과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물어보았다.

-혈당 열풍 속에서 파스타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졌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의 핵심은 ‘관리’다. 그러나 의료 서비스만으로는 모든 환자의 관리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기술’이 빛을 발한다. 대표적인 예가 연속혈당측정기다. 병원 밖에서도 효율적인 혈당 관리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이미 의학적으로 입증됐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연속혈당측정기 기반 서비스를 첫 사업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당뇨 환자 급증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의 변화도 있었지만, 충분한 과학적 근거의 확보도 영향을 미쳤다.

파스타가 등장하기 전인 2022∼2023년까지만 해도 연속혈당측정기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20만∼30만 대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80만 대로 급증했으며, 내년에는 120만 대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파스타는 혈당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연속혈당측정기 보급 확산에 기여했다고 본다. 올해 5월까지 파스타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약 25만 건으로 집계됐다. 관건은 재사용률이다. 전체 사용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당뇨 및 전 당뇨 환자의 70% 이상이 세 번 이상 반복 사용했다. 일반 사용자 중에서도 약 40%가 반복 사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서 한 개 가격이 약 10만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수익 모델에서 연속혈당측정기 판매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비판도 있다.

“초기 연속혈당측정기 판매에 중점을 둔 것은 단기적인 수익 확보와 사업 지속성을 위한, 당연하고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헬스케어 서비스로의 확장이다. AI 기반의 정교한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고품질 데이터가 필수다. 파스타는 현재 식사 전후 혈당 변화 데이터를 300만 건 이상 확보했으며, 이 중 100만 건 이상이 실제 활용 가능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데이터 규모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혈당에 영향을 덜 주는 음식 톱 50’ 등 실용적인 콘텐츠를 앱 사용자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향후에는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지침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센서 판매 비중을 점차 줄이고 빠른 성장을 이루기 위해 국외 진출이 필수적이다. 이미 지난 4월,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에서 파스타와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당뇨와 비만을 핵심 타깃으로 삼아 일본 시장에 연속혈당측정기 기반의 혈당 관리 서비스와 비만 관리 서비스를 동시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사업 영역을 확장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의미 있는 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 2025년 매출 목표는 270억원이며, 현재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체중 관리 서비스 ‘피노어트’를 출시했다. 이름부터 특이한데, 어떤 서비스인지 소개해줄 수 있나?

“당뇨 관리가 의학적으로 검증된 기기를 중심으로 사용자를 끌어모았다면, 비만 관리는 개별화된 서비스에 방점을 뒀다. 피노어트는 유전자 표현형을 뜻하는 ‘피노타입’(Phenotype)과 ‘다이어트’(Diet)를 결합한 이름이다. 사용자의 식습관, 신체 활동, 스트레스 반응 등 데이터를 분석해 체질과 성향을 진단하고, 맞춤형 생활 루틴을 제안한다. 흔히 다이어트는 식이와 운동 중심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스트레스와 대사 등 복합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결국 효과적인 체중 관리를 위해선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피노어트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사용자를 20가지 캐릭터 유형으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팔랑귀형’ ‘고요한 블랙홀형’ 등 유형별 캐릭터를 통해 자기 인식을 돕고, 이에 맞는 맞춤 루틴을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 치료제의 작용 원리를 규명한 최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됐다. 향후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며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카카오페이 포인트 지급, 미션 보상 등 사용자 몰입을 유도하는 프로그램도 적용했다. 이용자 규모가 커지면 러닝화, 식단 제품, 피트니스 브랜드와의 제휴도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결국 파스타와 피노어트 등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플랫폼 시장에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의 앱들이 우리의 건강 습관을 얼마나 바꿀 수 있다고 보나?

“앱이 사람의 습관을 직접 바꿔줄 수는 없다. 하지만 바꿀 ‘마음’을 들게 해줄 수는 있다. 그 순간을 잡아주는 기술을 만들어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본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의미 있는 지점은 이전에는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기 힘들었던 ‘관리’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가, 지역, 계급에 따라 벌어지는 건강 격차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만성질환자의 증가, 초고령 사회의 도래, 외래 중심으로 전환되는 의료 패러다임 속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본다. 병원 중심의 의료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삶의 전 주기에 걸쳐 질환을 예방하고 진단 이후의 삶까지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파스타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 확장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가 사회에 제대로 기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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