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용주골에 들어선 깔끔한 건물, 성매매 골목 정화에 도움될까
시가 건물 매입해 신축 "성매매 근절 목적"
탈성매매 여성 자활·반(反)성매매 교육
성매매 업소 재현시설도 "이런 곳이..."

이른바 용주골이라 불리는 경기 파주시 파주읍 성매매 집결지에 지난달 말 깔끔한 1층 단층 건물이 들어섰다. 주변의 허름한 3층 높이 건물과 달리 번듯한 간판까지 있다. 간판엔 이곳과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성평등 파주'라는 다섯 글자가 적혀 있다. 업주들이나 성매매 여성,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매우 불편해 할 법한 이 범상치 않은 건물은 바로 파주시가 성매매를 뿌리 뽑으려 만든 반(反)성매매 시설이다. 시가 흉물로 방치된 건물 두 동을 매입해 철거한 자리에 신축했다. 13일 찾아간 '성평등 파주'에는 서울의 한 탈성매매여성자활센터 회원 20여 명이 방문해 교육을 받고, 용주골의 현재와 과거가 담긴 전시물을 관람했다. 파주시는 "앞으로 반성매매 물품 전시, 시민 대상 반성매매 교육, 지역 주민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시민 왕래가 빈번해지면 용주골 정화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시가 용주골에 업주들이 불편해할 시설을 세운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성평등 파주'에서 불과 100m가량 떨어진 건물에 성매매가 이뤄지는 현장을 재현한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했다. 바닥면적 230여㎡에 3층인 이 건물은 실제 성매매 여성이 거주했던 곳으로, 시가 4억원을 주고 매입해 1억9,0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각 층별로 방 7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각 방에는 화장실은 있지만 창문이 없어 조명을 끄면 대낮에도 컴컴했다. 한 탈성매매 여성은 “이런 곳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무섭다”고 했다.

시가 용주골 중심 도로 한복판에 반성매매 시설을 잇따라 만든 이유는 성매매 여성의 탈성매매를 유도하고, 성매수 남성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다. 김경일 시장은 2022년 취임과 동시에 ‘용주골 폐쇄’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웠고, 올 초에는 ‘용주골 폐쇄 원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시는 2023년 1월 시행한 탈성매매 여성 지원조례 중 신청 기한을 없애 7월 중순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올 연말까지 신청한 여성에게만 2년간 생계비·동반자녀(만 18세 미만)지원금·주거지원비·직업훈련비·자립지원금 등 총 5,02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가 7월부터 바뀌어 앞으로는 언제든지 신청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2023년부터 탈성매매 여성 15명(13일 기준)이 자활 지원금을 받고 있다.
아울러 올해 대집행(강제철거) 대상 82개소 중 73개소를 시정 완료 및 부분시정했다. 올해 업소 건물 여섯 동을 매입해 다섯 동(성평등파주 자리 건물 두 동 포함)을 철거했다. 매주 두 차례 진행하던 성매매 반대 캠페인(올빼미 활동)은 5월 초부터 매일 1회(오후 9시~자정까지)로 늘리면서 성매매 여성과 성매수 남성을 압박하고 있다. 시의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40여개소 90여 명이던 성매매 여성은 20여 곳 40여 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시의 정화 작업에 아랑곳하지 않고 버젓이 영업하는 업소도 여전하다. 이날 오후 7시 30분 8곳이 영업 중이었으며 한 차량에서는 성매매를 흥정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올빼미 활동'이 시작된 오후 9시부터 30여 분 동안 남성 2명이 업소로 들어가는 게 목격됐고, 골목 안쪽에는 승용차 4대가 업소 주위를 맴돌았다.
김경일 시장은 “‘성평등 파주’ 개소는 단순한 공간 변화가 아니다”라며 “시민과 함께 뜻을 모아 올해 성매매 집결지를 꼭 폐쇄하고 시민에게 환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지지로 돌아선 '무소속' 김상욱... "보수가 봐도 가장 보수다운 후보" | 한국일보
- ‘동탄 부부 사망사건’ 남편의 납치살해로 드러나.. "계획범죄" | 한국일보
- 이경실 아파트, 경매 나왔다… 시작가 25억 5천만 원 | 한국일보
- "7월 일본 대재앙 온다" 만화가 예언에... 홍콩서 여행 취소 확산 | 한국일보
- [단독] "런닝맨 촬영팀" 명함 사진까지... 노래주점서 400만 원 뜯어낸 '노쇼 사기' | 한국일보
- 홍준표 "노무현 따라 민주당 갔으면 가슴앓이 안 했을지도..." 국힘 저격 | 한국일보
- [단독] 헤어질 결심?... 김문수, 공보물에서 윤석열 싹 지웠다[캠프인사이드] | 한국일보
- '이주연과 열애설' 지드래곤 "결혼 생각 있다… 축가는 직접" ('할명수') | 한국일보
- 선거 유세송 '질풍가도' 원픽… 尹 틀었던 '아파트'는 이재명 품으로 | 한국일보
- [르포] '바람의 손자' 옷 입은 4만 관중 앞 쓰리런... 이정후가 쓴 한편의 영화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