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공약체크] 이재명 '채무탕감' 김문수 '저리대출'...소상공인 대책, 무엇이 더 효과적일까
경기침체 장기화에 자영업자 공약 발표
"부담 경감에 집중… 근본대책 필요" 지적도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소상공인 관련 공약을 각각 3호, 7호 공약에 내걸었다. 550만 명에 달하는 자영업자들의 표심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자영업자 폐업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후보들의 공약은 주로 자영업자 부담을 낮춰주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만 구체적인 접근 방식은 상이했다. 이재명 후보는 보다 적극적인 채무 탕감을 강조한 반면 김 후보는 금융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미봉책에 가까운 정책이 많다는 평가와 함께 과감한 구조조정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채무 탕감 '옥석 가리기'가 핵심

이재명 후보는 코로나 사태 당시 정책자금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이 금리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무 조정부터 탕감까지 지원 방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장기 소액 연체채권을 소각할 수 있는 배드뱅크를 설치하고 특별감면제와 상환 유예제 등 청산형 채무조정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배드뱅크란 금융회사의 부실채권만을 매입해 전문적으로 처분하는 부실자산 정리기관을 말한다. 민주당이 최근 개최한 '자영업자 부채 탕감 입법토론회'에서는 배드뱅크를 통해 원금 80%까지 탕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이란 반응과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코로나 시기 다른 나라는 재정을 투입했지만 우리는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그 부채가 누적돼 부실화된 부분을 정부가 언젠가는 해결해 줘야 한다"며 "은행도 영업이익이 좋은 상황이라 부실채권을 털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떤 부채를 탕감해 줄지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이미 신용회복위원회나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도 채무의 60~70%의 채무조정을 해주는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이를 악용해 채무조정을 받은 뒤 재창업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부담 덜지만 채무는 지속"

김 후보는 대통령 직속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단'을 설치해 소상공인들의 다양한 요구를 정부 차원에서 통합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매출 급감 소상공인에 대한 △생계 방패 특별융자 △경영 안정 자금 지원 확대 △소상공인 새출발 희망 프로젝트 지원금 확대 등 '소상공인 응급 지원 3대 패키지' 시행을 공약에 담았다.
더불어 자영업 금융 플랫폼 통합 체계를 구축해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상품 마련 및 신용평가 체계 혁신, 소상공인 생애주기별 자금 지원 패키지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금융지원에 대해선 당장의 비용 절감 효과는 있겠지만 자영업자 부채를 지속한다는 측면에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금융비용 부담이 크니까 그걸 줄여줄 방안도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정책금융은 결국 소상공인 자영업자 부채를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별도로 소상공인 대책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최저임금의 최종 결정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해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공약을 내놨다. 각 지자체가 중앙정부 소속 최저임금위원회가 정한 기본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30% 범위 안에서 최저임금의 가감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우 교수는 "일본 등 지역별, 산업별로 차등화하는 나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지역 간 노동시장이 분절되어 있지 않아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경영자가 갑의 위치에 있다 보니 고용주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노동 유연성이나 자율성은 어느 정도 필요한데, 그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고려해서 차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 활성화, 자영업자 출구 전략도 고민해야"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포화 상태에 이른 자영업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나 매출 증진 대책도 필요한데 당장 표를 얻기 위한 자금 지원책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는 "성장률이 1%대에 그치면서 자영업자가 경쟁력을 갖고 중장기적으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들이 원활히 퇴출할 수 있는 것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대선 공약에 비용 절감 대책 대비 매출 증진 정책은 크게 보이지 않아 아쉽다"며 "지역화폐가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 단위에서 매출이 골고루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결국 소상공인 자영업이 살아나려면 내수경기가 살아나야 한다"며 "소비를 진작할 수 있는 처방에 더욱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주, 사법부 총공세에 '이재명 면죄법'도 처리... 국힘 "李 독재 정치 신호탄" | 한국일보
- "돈 안 주면 임신 폭로"… 손흥민, 20대 여성 공갈 혐의로 고소 | 한국일보
- ‘동탄 부부 사망사건’ 남편의 납치살해로 드러나.. "계획범죄" | 한국일보
- "우파 연예인들이 선거 돕겠다"... 김흥국 등 10명, 김문수 지지 선언 | 한국일보
- "누구 위해 사나"... 벤츠 타고 호텔 조식 먹는 80세 선우용여 | 한국일보
- '자진 탈당' 버티는 尹... 단일화도 원팀도 멀어지는 국민의힘 | 한국일보
- 천대엽 "재판 책임 추궁 재고" 호소에도... 민주당 "이재명 판결 문제" 공격 | 한국일보
- 이수만 "범법 있었다면 그냥 지나갔겠나"... SM 분쟁 첫 공식 언급 | 한국일보
- 위기의 백종원, "석 달만 기다려 달라"고 한 이유는? | 한국일보
- 기독교 이재명도, 천주교 김문수도 "800만 불심 잡아라"… 너도나도 사찰로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