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시]좋으신 선생님-서윤덕

정훈탁 2025. 5. 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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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좋으신 선생님

                서윤덕

제게 내민 그 따뜻했던 손길
얼음처럼 차갑게 굳었던 
제 마음을 녹여주셨습니다
제게 보내주신 그 다정했던 눈길
어깨 위에 자신감으로 덮였습니다
제게 건넨 그 인자하신 말씀
피가 되어 제 온몸에 지금도 흐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스승의 날이다.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백성들의 문맹을 퇴치하고, 교육을 꽃피운 세종대왕의 탄신일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시절 상당한 까불이였던 나를 선생님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으셨고, 자주 혼을 내셨다. 질풍노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꾸 사고를 치고, 대학 진학도 안하겠다고 마음 먹은 고3 시절, 담임선생님은 국어를 매개로 친절히 손을 잡아 주시고, 진학 상담을 해주셨다. 넌 글 쓰는 것을 좋아하니,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해 보라고 여러 차례  말씀해 주셨다. 그전까지는 꿈도 없고, 대학 진학은 생각도 안했는데, 선생님의 반복 상담 덕분에 꿈도 생기고, 대학도 가고 싶어졌다. 대학 원서도 함께 작성해 주시고, 직접 제출하고 오라며 공식적으로 외출까지 시켜 주셨다. 

그 대학에 합격해서 국어 교사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고등학교가 담임선생님의 모교였으니 나는 후배가 되고, 마침 국어선생님이셨으니 국어 교사로도 후배이다. 고3 첫 담임을 맡아 진학지도 할 때, 선생님은 또 큰 도움을 주셨다. 배치 자료 활용하는 방법, 배치표 만드는 방법, 진학지도 비법 등을 계속해서 가르쳐 주셨다. 선생님과 나는 보통 인연을 훨씬 넘었다. 교사가 되고서 선생님과 소주 한잔 할 때가 정말 행복했다.

엊그제 교사가 된 제자가 찾아와서 꽃을 주고 갔다. 그 제자도 제자가 찾아와서 꽃을 주고 갔다고 했다. 사제동행.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교사이기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아닌가. 그러니 더욱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야겠다. 우리 학생들을 위해서, 우리 선생님들을 위해서. 나의 선생님과 제자들을 위해서. 이번 주말엔 백양사 부처님을 찾아 사제동행 소원을 빌어야겠다.

정훈탁 / 광주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