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인종주의, 너무나 위험한 편견


이런 이론은 백인이 흑인을 노예로 삼는 것을 정당화했다. 19세기 영국 사회학자 스펜서는 ‘적자생존’이라는 말을 쓰며 백인의 우월한 기술과 세련된 관습이 백인이 ‘적자’임을 보여주는 것이고 따라서 백인이 흑인을 다스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는 인종주의와 같은 맥락인 우생학이 널리 퍼졌다. 나치 독일은 이 우생학을 근거로 600만명의 유대인, 슬라브인, 폴란드인 등을 대량 학살했다. 이 홀로코스트는 인간의 폭력성, 잔인성, 배타성, 광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일부 서양 학자들은 이런 인종주의를 우려하고 비판했다. 유네스코 초대 총장을 지낸 영국 생물학자 헉슬리는 1935년 ‘We Europeans’라는 글에서 “인종주의는 신화이다. 그것도 위험한 신화이다. 그것은 만약 그대로 드러내면 흉측하기 그지없을 이기적인 경제적 목적들을 교묘히 은폐한다”고 말했다. 1950년 7월 유네스코는 소위 ‘과학적 인종주의’를 거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반인종주의 운동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자 ‘인종주의자’라고 불리는 것을 매우 수치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정치인이나 일반인 중에서 스스로를 인종주의자라고 자처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영국, 미국, 프랑스에서 이전의 공공연한 인종주의와는 다른 은밀한 인종주의가 나타났다. 이 새로운 인종주의는 생물학적 차원을 배제하는 대신 문화와 민족 차이를 내세워 인종주의를 교묘하게 피하려는 신종 인종주의이다. 신종 인종주의의 한 형태로서, 전 세계 각국에 모여드는 이민자들에 대한 무시와 차별을 들 수 있다. 이들 문화, 언어, 관습 등에 대한 일상적인 멸시와 차별은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이다.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주임교수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비공 출신·국가대표 꿈꾸던 소년이 톱배우로…원빈·송중기의 반전 과거
- “언니 변호사, 동생 의사” 로제·송중기 무서운 ‘집안 내력’ 보니
- “포르쉐 팔고 모닝 탄다… 훨씬 편해”…은혁·신혜선·경수진이 경차 타는 이유
- 연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하정우·차인표·유준상 ‘제2의 직업’
- “영수증 만졌을 뿐인데 호르몬이?” 내 몸속 설계도 흔든 ‘종이의 배신’
- 똑같이 먹어도 나만 살찌는 건 ‘첫 숟가락’ 탓
- “월세만 3700만원” 박민영, 40억 투자해 ‘110억 빌딩’ 만든 무서운 수완
- “하루 한 캔이 췌장 망가뜨린다”…성인 10명 중 4명 ‘전당뇨’ 부른 ‘마시는 당’
- “비겁했던 밥값이 30억 됐다”…유재석·임영웅의 ‘진짜 돈값’
- “8억 빚 파산한 중학생”…박보검, ‘몸값 수백억’에도 ‘이발 가위’ 쥔 진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