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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韓·日 문화 차이는 ‘선’에 대한 인식차서 비롯”

정은솔 기자 2025. 5. 1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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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 제12기 창조클럽 아카데미 - 제4강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공연·스포츠·일상 등 사례 중심 소개
가치관 영향 각 ‘주체성·대상성’ 발현
“韓 변화 추구, 日 안정·현상유지 중시”
본보 주최로 지난 13일 오후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린 제12기 창조클럽 아카데미 제4강에서 한민 교수가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는 결국 ‘선(線)’을 어떻게 인식하고 다루는지에서 비롯됩니다. 한국인이 선을 넘어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려 한다면 일본인은 선을 그어 자신의 영역과 타인의 영역을 분명히 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광주매일신문이 주최한 제12기 창조클럽 아카데미 제4강좌가 지난 13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한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공연 문화에서부터 미술, 스포츠,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한일 양국 문화의 근본적인 차이와 그 심리적 배경을 명쾌하게 분석했다.

한 교수는 먼저 한일 양국의 전통 공연 영상을 통해 원우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의 하회탈춤에서는 배우와 관객의 경계가 모호해 서로 말을 걸고 극에 참여하는 반면, 일본의 전통극은 정적이고 배우와 관객 간의 선이 명확하며 관객의 참여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무대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다. 한국인은 ‘내가 즐기러 간다’고 생각하지만, 일본인은 ‘가수의 퍼포먼스에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고 여긴다”며 “두 나라의 인식 차이는 도자기(무심한 조선백자와 화려한 일본 도자기), 정원(자연적인 소쇄원과 인공적인 일본 정원), 전통 회화(입체적이고 다관점인 반차도와 지붕을 투과해 보는 듯한 에마키모노), 스포츠(삼세판 씨름과 단판 스모)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양국의 환경적 특성과 역사 그리고 부모의 양육 태도에서 비롯된 심리적 차이, 즉 ‘자기관’의 차이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아이들이 주도성과 자율성을 허락받으며 ‘주체성 자기’를 발달시키는데 반해 일본 아이들은 보다 조용하고 규칙을 따르는 환경 속에서 ‘대상성 자기’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체성 자기’는 자신에게 중심이 있고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며 인정받기를 원하는 성향이고 ‘대상성 자기’는 타인이 중심에 있으며 타인의 영향을 수용하고 조화를 중시하는 성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인의 ‘오지랖’과 ‘정(情)’ 문화, 일본인의 ‘혼네(속마음)’와 ‘다테마에(겉모습)’ 그리고 동료 의식이 강조되는 ‘나카마’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양국의 감정 표현 방식과 사회 문제에 대한 태도의 차이를 언급하며 강연을 이어나갔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욕의 표현이 있고 갈등을 직접 드러내지만, 일본에는 욕이 거의 없고 이지메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전통을 대하는 태도 역시 한국은 ‘한국식 융통성’을 발휘해 변화를 추구하나 일본은 정해진 규칙을 철저히 지키며 전통을 유지한다고 첨언했다.

그는 “정치 참여, TV 프로그램 시청자 참여도, 대중문화 콘텐츠의 주제(한국: 현실 모순 고발, 일본: 이세계·가상현실) 등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명확하게 나타난다”며 “특히 문(門)에 대한 이미지를 보면 한국 대중문화에서는 어디든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일본은 재앙을 막기 위해 닫아야 하는 대상으로 그려진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 교수는 전통 신앙인 한국의 무속과 일본의 신토를 비교하며 “한국인은 신에게 적극적으로 소원을 빌고 운명 개척을 시도하지만 일본인은 자연과 신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현상 유지와 체념을 통해 안정감을 찾으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한국인은 역동적으로 자신을 개발하고 환경을 바꾸려 하지만 일본인은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심리적 안정을 지키는 방식을 추구해왔다”고 요약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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