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들어도…대학축제 아이돌 고집

이유진 기자 2025. 5. 14. 19: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명가수 초청, 총학 능력 척도

- “우리만 안 하기도…” 섭외 고착화
- 학생들 소비주의적 태도도 한몫

‘대학생활의 꽃’인 대학축제 시즌이 시작되면서 각 대학이 인기 연예인 섭외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유명 아이돌 섭외가 총학생회 능력의 척도로 여겨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연예인 섭외 비용으로 대학축제에 거금이 투입되는 현상이 고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열린 부산대 축제 '대동제' 모습. 독자 제공


14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부산대는 오는 28~30일 열리는 대동제를 진행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조달청에 입찰공고를 냈다. 사업비 3억3000만 원을 내걸었으며, 최정상급 가수 3팀과 정상급 가수 3팀 이상 섭외를 조건으로 달았다. 부산대는 지난해 축제에 뉴진스 여자아이들 지코 등 유명 아이돌을 섭외, 축제 비용으로 3억300만 원을 들였다.

입찰공고와 달리 부산대는 예산을 줄여 2억1000만 원 정도로 가수 7, 8팀을 섭외하는 방향으로 축제를 준비 중이다. 부산대 최수인 총학생회장은 “학생 등록금 등으로 축제를 치르는 만큼 예산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 중”이라면서도 “서울 등 수도권 대학은 더 유리한 조건으로 축제에 유명 아이돌을 섭외하는데, 부산대가 국립대라는 이유로 질타를 너무 많이 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립부경대는 오는 27~29일 열리는 축제에 사업비 1억9090만 원을 투입한다. 부경대 역시 입찰공고에 가수 6팀 이상(국내 정상급 3팀 이상 포함)을 조건으로 걸었다. 부경대는 지난해 축제에도 비슷한 규모의 예산을 들여 헤이즈 비오 우원재 로꼬 등을 섭외했다. 동의대(2억1900만 원) 경성대(1억8300만 원) 동서대(1억6500만 원) 부산외대(1억1000만 원) 등도 축제에 억대 예산을 쏟는다.

‘억’ 소리 나는 비용에도 각 대학은 축제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수요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의 한 대학 총학생회장은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기 위한 경쟁이 심하다. 다른 대학은 다 아이돌을 부르는데, 우리만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운동권 청년문화 등 대학 특유의 문화가 대학생활을 주도하던 예전과 달리, 현재는 대학생이 소비주의적 태도로 축제에 참여하면서 이런 현상이 굳어진 것으로 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대학생은 취업 등 사회 진출의 발판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구조라 경쟁에 집중돼 있다. 예전처럼 대학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향유하기보다는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