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그냥 그대로

유현숙 2025. 5. 1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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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딱따구리가 나무둥치 쪼며 우는 대로
산당화 꽃잎이 비에 젖는 대로
오월 아침에도 덕유산 잔가지 끝에 상고대 맺히는 대로

가을 한 날 나뭇잎들 죄 떨어져 뒹구는 대로
서쪽 하늘에 새떼들 줄지어 날아가는 대로
밤 똥 누는 통시에 외뿔 도깨비 나오는 대로

산 그림자 강물에 얼비쳐 내가 서러워지는 대로
세상에 없는 당신을 기다리다 잠이 드는 대로

 

유현숙 시인

2001년 '동양일보', 2003년'문학 선' 등단
시집 '몹시', '외치의 혀', '서해와 동침하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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