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판사 술접대 제보" 룸살롱 사진 공개…법원행정처장 답변은

김용민 김기표 정청래 "제보자 '내란수괴 풀어줘 화가나서' 제보"
천대엽 "해당 판사에 중요 결과일 수 있어, 확인 후 조치"

[미디어오늘 조현호, 김용욱 기자]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법사위 조희대 대법원장 등 청문회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우두머리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술접대를 받았다는 제보내용과 룸살롱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김용민 김기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사건 담당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의 고급 룸살롱 술접대 제보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룸살롱의 입구와 룸의 사진도 공개했다. 지 부장판사가 룸살롱에 있는 모습까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당 사진도 있다고 민주당은 주장했다. 이에 법원행정처장은 확인해보고 독립적인 윤리감사실에서 조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14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2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그 판사가 돈을 낸 적이 없다, 접대를 받았다', '수차례 고급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받았고, 사진까지 제보가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확인을 해 보겠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최소 100만 원이 넘는 사안이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되거나 적어도 청탁금지법 8조1항은 무조건 위반으로 보여진다”고 추정했다.

이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이어진 질의에서 “명예를 생명처럼 여기는 법관에 의혹 제기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로비가 이루어졌고 거기에 대한 증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반박하면서 이 같은 행위를 두고 “예전에 베네수엘라에서 법관을 압박하고 겁박할 때 쓰던 수법”이라고 의심했다.

그러자 김기표 의원은 이날 오후부터 속개된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에서 해당 룸살롱 입구와 실내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입구는 허름해 보여도 서울 강남에 있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최고 룸살롱이라 하고, 내부 사진은 굉장히 럭셔리하다”며 “제보자가 여기를 (지 부장판사와) 함께 같이 갔다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른 사진들, 지귀연 부장이 거기 갔었다는 사진들은 저희가 이미 가지고 있다”며 “사법부에서 적절히 감찰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해 얘기했던 건데, 자꾸 마치 민주당이 무리하게 하는 것처럼 얘기하니까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보여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법사위 조희대 대법원장 등 청문회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우두머리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술접대를 받았다는 제보내용을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김 의원은 “같이 간 사람이 문제가 되는 직무 관련자이고, 룸살롱이라고 하는 데가 실정법도 어길 수 있는데 아니겠느냐”며 “이후 룸살롱에서 하는 행동들의 이런 것이 실정법 위반의 소지가 분명히 있고 자기 돈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접대를 받고, 밀접한 직무 관련자라면 대단히 문제가 되는 행위 아니겠느냐”고 추궁했다.

김기표 의원은 재차 “굉장히 참담한 상황”이라며 “왜 제보를 했냐면 너무 열받아서 했다는 거다. 내란수괴 풀어 주는 거 보고, 이럴 수 있나 하면서 제보했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때 일시 같은 것도 제보된 사진에 의하면 특정이 된다고 본다”며 “이거는 사법부가 자정 기능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볼 문제다. 안 그러면 추가로 국민들 눈살 찌푸리게 하는 사진이나 이런 걸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천 처장은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지귀연 부장판사가 판사로서 품의 손상과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면 '룸살롱 가지 말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묻자 천대엽 처장은 “그런 이야기 할 정도가 아니라 윤리감사실 등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일단 조사해야 되지 않겠느냐', '의원들이 갖고 있는 공개하지 않은 정보도 있을 수 있으니 정보를 받아서 즉각 감찰하고 필요하다면 징계 조치해야 되지 않느냐'는 질의에 천대엽 처장은 “여러 자료를 다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사실로 밝혀져 부적절한 위법한 행동을 한 지귀연 판사라면 윤석열 재판을 계속 할 수 있겠느냐'는 질의에 천 처장은 “지금 이것이 담당 법관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에 가정적인 상황에서, 또 확인도 안 된 상황에서 더 이상 답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노종면 이재명 대선후보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민주당이 확보한 제보 사진에는 지귀연 판사의 얼굴이 선명하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금 당장 지귀연 판사의 재판 업무를 배제하고 철저한 감찰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노 대변인은 “사법부가 주저할 경우 사진 공개를 포함한 추가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브리핑 정정 공지에선 “제보자가 지귀연 판사의 일행이었는지 여부는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훈 변호사는 지 부장판사 룸살롱 제보내용이 폭로된 법사위 상황을 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공개했으면 한다. 난 검사들 술 향응 접대가 문제가 되고 L 모 등등으로 나올때 짜증이 올라와, 내가 입수한 정보를 가지고 실명과 경력을 깐 적이 있다”며 “권력을 행사하는 공직자들이 향응 접대를 받는 것은 공익적 관심사이고 신빙성이 상당하다면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