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탄핵당한 당, 정나미 떨어졌다”.. 홍준표 작심 발언에, 권성동 ‘읍소’로 답하다
흔들리는 김문수 체제.. 떠난 홍준표는 정권보다 당을 겨눴다

“모든 노여움은 제게 담아주십시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두 번이나 탄핵당한 당, 이제는 정나미도 떨어졌다”며 떠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직접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문수 중심의 대선 체제를 ‘사기극’이라 비판한 홍 전 시장의 정계 은퇴 선언은 단순한 퇴장이 아니었습니다. 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정면에서 겨눈 사실상의 ‘내부 고발’이었습니다.
권 원내대표의 읍소는 예우라기보다, 대선을 앞둔 보수 진영의 뿌리 흔들림을 막기 위한 정치적 긴급조치에 가까웠습니다.
14일, 권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홍준표 선배님은 언제나 단연 군계일학이었다”며 “조직 안에 시기와 질투의 말들이 있었고, 나 또한 그런 마음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선배님의 탁월함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홍 전 시장은 “두 번이나 탄핵당한 당에서 더는 정나미가 떨어졌다”며 연일 비판 수위를 높여왔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그는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김문수 중심 체제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여기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한 거인의 퇴장에 마음이 무겁기도,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 “홍준표는 언제나 홍준표였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의 정치적 갈등을 인정하면서도, “선배님의 페이스북 글을 좋아했다. 짧고 담백한 문장에 담긴 솔직함과 통찰력, 그리고 약간의 오타조차 사람 냄새로 느껴졌다”고 회고했습니다.
이어 “정치적 기로에서 다른 길을 걸었던 적도 있고, 때로는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문재인 정권과 맞섰던 자유한국당 후보 홍준표의 이름은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메시지는 통상적인 작별 인사의 범주를 넘어섭니다.
“김문수 선배님과 함께해달라”는 권 원내대표의 호소는, 홍준표 전 시장을 과거의 인물이 아닌 여전히 유효한 정치 자산으로 다시 호출하려는, 사실상의 복귀 요청에 가깝습니다.
보수 진영의 재편이 아직 정착되지 못한 가운데, 그가 남긴 발언은 여전히 당의 중심부를 흔들고 있습니다.
■ ‘감성+전략’의 읍소.. 속내는 절박함?
권성동 원내대표의 글은 전통적 보수 정치에서 보기 드문 ‘공개 사과’와 ‘인간적 존중’의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성적 접근의 이면에는 홍 전 시장의 발언이 자칫 당의 ‘정통성 논쟁’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자 하는 전략적 고민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두 번 탄핵당한 당”이라는 발언은 국민의힘의 보수 정체성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강한 비판으로, 김문수 중심 대선 체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상징적 언사였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이를 ‘노여움’으로 감싸 안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보수의 확장력’을 위협받는 당내 리더십의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 정치의 퇴장인가, 재등장인가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 전 시장의 메시지는 정치권 내부에 여전히 강한 반향을 남기고 있습니다.
당 밖의 비판처럼 보이지만, 실질적 충격은 국민의힘 내부로 이어졌고, 보수는 또다시 방향성을 시험받고 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읍소가 예우의 표현인지, 당내 분열을 의식한 전략적 조율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명확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지도부가 흔들리는 지금, ‘홍준표’라는 이름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무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떠난 이는 돌아보지 않지만, 당은 여전히 그 이름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남은 건 미련이 아니라, 쉽게 지워지지 않는 정치적 현실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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