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금융 플랫폼 후이원…범죄 수익금 세탁만 5.5조원
中고객 겨냥…중국어로 앱 구성
현지선 비공식 코인 환전도 만연
美 '자금 세탁 우려 기업' 지정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또 다른 이유는 범죄 수익을 손쉽게 세탁할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범죄 수익 세탁의 대표적인 사례가 캄보디아 프놈펜에 본사를 둔 환전·결제·송금 플랫폼 후이원(Huione)그룹이다. 이 회사는 3년5개월 동안 5조5000억원의 범죄 수익을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지난 5일 후이원을 ‘주요 자금 세탁 우려 기업’으로 지정하고 미국 금융 시스템 접근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후이원그룹이 “동남아 전역에 있는 사기 조직의 돈세탁 거점”이라며 “이른바 ‘돼지 도살(pig butchering)’형 투자 사기와 각종 사이버 사기로 벌어들인 암호화폐 수익 세탁에 후이원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이원그룹은 QR코드 결제 시스템인 ‘후이원페이’, 가상자산 거래소 ‘후이원크립토’, 텔레그램 기반 마켓플레이스 ‘후이원보증’ 등을 운영한다. 캄보디아 회사지만 중국 고객을 겨냥해 중국어 기반으로 운영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사촌인 훈 토가 후이원 계열사 중 한 곳의 이사로 재임 중이다.
후이원보증에선 불법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DB), 위조된 SNS 계정, 가짜 신분증 생성 서비스 등이 공공연히 거래된다. 일종의 사기 전용 온라인 장터다. 범죄자들이 여기서 필요한 도구를 구매해 사기 범행을 저지르고, 범죄 수익을 후이원크립토를 통해 세탁하는 구조다. 후이원크립토는 고객 신원 확인(KYC) 절차 없이 암호화폐를 송금할 수 있어 돈세탁 창구로 꾸준히 악용돼 왔다.
캄보디아 시내에서는 후이원을 통한 비공식 환전도 흔하게 이뤄진다. 중국계 카지노, 식당 등에서 손님이 후이원을 통해 테더(USDT·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를 보내면 주인이 소액의 수수료를 제한 뒤 달러화를 건네주는 방식이다.
미 재무부 조사에 따르면 후이원은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의 범죄 수익을 세탁했다. 이 중 3700만달러는 북한의 사이버 탈취 자금, 3600만달러는 비대면 사기 수익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한국에선 아직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업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빗썸은 2023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후이원크립토와 144억원 규모 거래를 체결했다. 업비트도 202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8억4210만원 상당을 거래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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