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맞은 베트남, 중국산 ‘짝퉁’ 단속 나선다
미국 관세 협상 여지 넓히기 위한 행보

미국과 관세 협상 중인 베트남이 중국산 위조품과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 단속을 한층 강화했다. '중국산 짝퉁 단속'은 미국이 베트남에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항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46%의 고율 관세 폭탄을 맞은 베트남이 결국 미국 요구에 호응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재무부는 지난 1일 자 공문을 통해 세관 당국에 수입 위조품 집중 단속을 지시했다. 프라다·구찌 등 고급 패션 브랜드, 삼성전자·구글의 전자기기, 레고·마텔 브랜드의 장난감, P&G와 존슨앤드존슨 생활용품의 위조품이 주요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자, 미국 측 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미국발 상호관세를 낮추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불법 무역 행위 단속 △미국산 제품 위조품·지식재산권(IP) 침해 근절이 주요 의제로 알려졌다. 미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문제에 먼저 성의를 보인 뒤 관세 인하를 요구하겠다는 게 베트남 측 전략이다.
실제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14일 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단속에 나선 사실을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미국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들로 구성된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이 베트남 기업의 불법 복제를 문제 삼아 왔는데, 이에 '베트남 당국도 노력 중'이라는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미국의 주요 요구 중 하나인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제도 정비도 진행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관련 사건을 전담할 법원 설립 법안을 다음 달 정기 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산업무역부는 이미 지난달 중국산 상품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메이드 인 베트남’ 라벨 부착 여부를 엄격히 단속하는 지침을 내렸다.
미국의 칼날이 조만간 중국산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생산된 위조품 시장을 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올해 1월 보고서에서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의 베트남 사이트에서 위조품이 유통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현지 생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USTR의 ‘악명 높은 위조품 시장’ 목록에도 올라 있는 호찌민시의 대형 쇼핑몰 ‘사이공 스퀘어’에서는 여전히 베트남에서 생산된 명품 모조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사이공 스퀘어는 자사 홈페이지에 “저렴한 가격의 유명 브랜드 유사 제품을 판매한다”고 노골적으로 광고까지 하고 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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