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전 대구시장 구상 ‘신천 프러포즈’ 사업에 시민단체 “원점 재검토”
(시사저널=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대선 출마로 조기 퇴임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청년 결혼과 출산·유입 등을 표방하며 내놓은 '신천 프러포즈' 사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시가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해 사업 명칭 변경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 등은 사업 본 취지에 맞지 않다며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연합은 14일 단순히 이름만 변경해서 될 일이 아니고 사업 본 취지에 맞게 원점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신천 프러포즈 사업은 대구시가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신천 수변공원화(신천 프로젝트)'사업의 단위 사업 중 하나다. 본 사업에서는 당초 '신천 리버뷰 테라스'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의 아이디어로 명칭이 변경됐다. 당초 취지는 생태 확장과 역사·문화공간 조성이었지만 홍 시장의 아이디어로 프로포즈존으로 둔갑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홍 전 시장은 지난 해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신천 프러포즈' 사업을 추진해 선남선녀들이 신천에서 프러포즈 할 수 있는 도심 속 수상공원을 만들겠다고 했다. 프랑스 세느강에 있는 퐁네프 다리에서 선남선녀가 프러포즈 하고 자물쇠는 다리에 걸어두고 열쇠는 세느강에 버린다는 데서 착안한 아이디어란 말도 남겼다. 이 사업은 지난 2월 홍 전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까지 열렸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김태우 대구시의원은 지난해 7월 "형식적으로 만든 장소에서 프러포즈하는 MZ세대들은 없을 것"이라며 "청년들이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가 화려한 프러포즈 장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취업·주거난과 생활고 탓"이라고 했다. 또 "명소는 인위적으로 지정하는 게 아니라 오랜 역사와 전통이 유기적으로 복합돼 대중에게 그 공간적 가치를 자연스레 인정받아 형성되는 개념"이라며 "신천 수상공원 조성 계획은 찬성하지만 이 계획에 포함된 '프러포즈 존'에 대해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프러포즈 공간이 없어 결혼을 안 하나"라며 구시대적 발상·전시행정·혈세낭비라는 지적이 일었다. 그러자 대구시는 명칭 변경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는 "홍 전 시장이 아이디어를 낸 건 맞지만 신천 프러포즈로 명칭이 확정된 건 아니다"며 "내년 상반기쯤 준공 전에 맞춰 시민 공모로 이름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천 프러포즈는 대구 중구·수성구에 접한 대봉교 하류 쪽에 직경 45m, 면적 1590㎡(480평)의 원형 복층 구조의 데크(deck)와 광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 110억 원을 들여 프러포즈 이벤트룸과 전망대·소규모 무대·식음료 부스·조명·분수·미디어 파사드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신천 프러포즈는 당초 사업 취지와 동떨어진 것을 물론, 홍 전 시장이 청년들이 처해있는 현실과 취향·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재한 상태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방한 정치인·장돌뱅이·방랑자·유목민 등을 자처하며 대구시장직을 비하했던 정치인의 시대착오적 전횡에 무기력했던 지역사회의 유물이기도 하다"며 대구시의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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