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PK 험지 공략 "국힘 보수 정당 맞나…산은 대신 HMM 이전"(종합)
부산 찾아 "산은 이전은 불가능 공약" 김문수 견제구
북극항로 개척 거듭 강조…해수부·HMM 이전 약속
"압도적 승리 아닌 반드시 승리가 목표" 낙관론 경계
[서울·부산·통영=뉴시스] 김지은 신재현 김경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14일 부산·경남(PK)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전날 대구·경북(TK)에 이어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을 찾아 험지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이 후보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공약 등을 앞세우며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윤석열 정부 실정을 겨냥한 내란 심판론을 거듭 부각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부산 지역 유세를 시작으로 경남 창원·통영 등에서 유권자들을 만났다. 이날 첫 일정으로 유엔기념공원을 향한 것은 그만큼 보수 지지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부산 서면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헌법에 나온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존중한다면 군사 쿠데타에 대해 백배사죄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지금 즉각 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지금 보수 정당이라고 불리고 있는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이 맞나. 민주 정당이 맞나"라며 "이제 그 당도 변하든지 퇴출당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계엄 해제도 반대, 탄핵도 반대, 내란수괴 제명 문책도 반대하면 어쩌자는 거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헌정질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파괴한 정당의 소속 1번 당원의 내란 행위 때문에 치러지는 이 실질적 보궐선거, 양심이 있으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며 "그래도 낸다고 하니 판단은 우리 국민께서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뿌리에서부터 책임질 부산 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정치의식을 믿는다"고 호소했다.
또 "우리 정치의 고질병, 분열과 대립 갈등을 최소화하고 인재를 고루 쓰겠다"며 "네 편 내 편이 아니라 실력을 중심으로 국민에게 충직한 인재들을 쓰겠다"고도 밝혔다.
이 후보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불가능한 약속"이라며 이를 공약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그는 "부산 시민들이 원하니까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해 준다고 불가능한 약속을 속여서 하겠느냐"며 "정치는 실현 가능한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이행함으로써 검증받고 재신임받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걸 알면서도 표를 얻기 위해서 사기를 치지는 않는다. 그게 이재명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지역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며 표심에 호소했다.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며 해양수산부와 국내 대표 해운기업 HMM 이전을 약속했다. 북극항로 개척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앞으로 2030년이면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얼음은 녹고 있고, 쇄빙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대만해협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세계는 북극항로에 집중하게 돼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는다. 20년 후, 30년 후 대한민국이 먹고 살길, 이 나라의 백년지대계를 만드는 게 바로 정치 아니냐"고 했다.
그는 부산 일정 후 경남으로 이동하면서도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와 북극항로를 주제로 대담했다. 이 후보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지방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대한민국은 서울·경기·인천에 몰려서 희망이 없는데, (북극항로로) 다행히 활로가 생긴 것"이라며 "정말 축복이고 천년 만에 저주가 풀린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미리 준비하고 투자하고 지원하고 인재양성을 해야 한다"며 "인프라 양성을 지금부터 해야 비로소 5년, 10년 후에 이용할 수가 있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정권 교체 여론에 힘입은 낙관론은 경계했다. 자칫 유권자들에게 오만하게 비칠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무슨 (민주당이) 많이 이길 거라느니, 그런 소리는 절대 하지 마시라"며 "반드시 한 표라도 이겨야 하는 절박한 선거"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후퇴할 것이냐, 전진할 것이냐, 망할 것이냐, 흥할 것이냐가 결정되는 분수령 같은 선거"라며 "대한민국 운명과 여러분의 미래가 달려있다. 반드시 이겨야 하고, 절대로 내란 세력의 내란 후보에게 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대선 결과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결국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압도적 승리가 아닌 '반드시 승리'가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며 "여러분도 절박한 심정으로 한 분이 세 표씩 확보해달라. '세 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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